늙은 땜장이와 외톨박이 아이

by 방정민

늙은 땜장이와 외톨박이 아이


무심한 햇살, 또다시 달구리 소리를 밀어내며 일어선다

깊지 않은 잠 추스르며 시장 나갈 채비하는데

더욱 차가워진 방 공기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고

전생의 業(업)인 양, 늙은 땜장이 낡은 연장을 챙긴다

시장의 한 모퉁이 쪼그리고 앉아 몇 오지도 않는

사람들 맞으며, 구멍을 때우며 마음을 때우고

지나온 삶을 문지르듯 정성껏 문질러

때운 흔적도 없어지면 그제야 깊게 파인

주름 하나 환하게 웃는다

날마다 어미 기다린다며 눌러앉은 외톨박이 아이와 친구가 되어

천 원 어치 붕어빵 다섯 개를 나눠 먹을 때면,

주린 배 힘주며 건네 준 붕어빵 하나

허기진 아이 배 속으로도 들어가지 못하고

태곳적 헤엄치던 어미를 꿈꾸며 기다린다

힘 빠진 햇빛, 땅거미에 먹히면

生의 연장 고이 담고서

지나온 길 접어 굽은 등어리에 메고

아무도 맞아주지 않는 돌아갈 외로운 방,

그 안으로 편안히 들어선다

아픈 기억 꿈길에 젖어 지척지척 서성이면

외톨박이 아이가 손짓하며 다정히 그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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