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던 어느 날 밤
오래전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기억에 없는 곳,
그 막막한 곳에 나는 지금 서 있다
개찰구도 없고 승무원도 없는
그러나 언제나 오늘 떠나야 할 사람이
멀어진 마음으로 언제나 내일을 기다리는 간이역
이 간이역에서는 흐르는 것이 없다
은하를 가슴에 품고 완행기차에 오르면
기억을 쫒는 기차는 잔잔히 내 가슴 속에서 울고
돌이켜보니 얼마나 많은 별들 사이를 방황했던가!
어둠과 공간 사이에서 시간과 존재 사이에서.
‘나’ 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밖으로 흐르는 것이 없거늘
무슨 욕심으로 오늘을 떠나고 내일을 기다릴 것이며
어떤 슬픈 상징으로 생과 생을 연결하겠는가
안으로 흐르는 간이역에서 잠시 마음을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