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사막 한가운데를 낙타 한 마리 뚜벅뚜벅 걷고 있다
30의 등과 50의 등과 70의 등이 굽어있는 낙타
사막에선 아무 의미없는 그 숫자가 가엾다
악다구니치고 아등바등 살았는가
고승처럼 해탈한 듯 살았는가
그대!
하루하루가 이렇게 소중한 것인 줄을
사막 한가운데 낙타 등에서야
깨닫는 인생.
나는 정체되어 있고
시간은 엄청 빠른데
남은 것은 죽음 뿐,
인생 끊임없이 잃어가며 완성되는 것
그 인생이 서글프다.
무엇을 준비하랴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며
아쉽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사막 어디를 걷고 있는가
사막은 모든 곳이 한가운데인 것을,
호스피스 병동을 나오는 내 발걸음이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