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자화상

by 방정민

우리 시대 자화상


하늘은 흐리고 강은 검었다 언제나 그들에게만

강가에서 뭔가를 던지며 고함을 지르는 이태백

눈물을 떨군다 수많은 이력서가 강물에 흩뿌려진다

둔치에 있는 벤치에 앉아 세월을 낚고 있는 삼초땡

쓴웃음 짓는다 이제는 쓰지 않는 이력서가 신기한 듯

다리 위에서 한참을 강물 바라보다 다이빙하는 사오정

생을 침몰시킨다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행복한 곳으로,

강변 모퉁이 한 외제 차에선 우아한 클래식 멜로디가 들썩거리고

강 건너편 도시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 쇼가 한 판 벌어진다

하늘은 아름답고 강은 낭만적이었다 언제나 그들에게만

어떤이에겐 하늘은 몸과 마음이 해져 흘리는 아픔이었고

누군가에겐 하늘은 몸과 마음이 나른할 때 펴는 기지개다

어떤이에겐 강은 현실에서 발버둥친 후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었고

누군가에겐 강은 강물소리가 멜로디로 들리는 낭만 그 자체다,

돈 몇 만원이 없어 동냥질에 굶어죽는 작가가 있고

1회 출연에 천만 원을 버는 연예인이 우상화되는 사회,

무엇을 탓해야 하나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

답답한 현실은 개선될 여지가 없고

너와 나의 연대는 끝난 지 오래다

이렇게 우리는 어울려 사나 보다

점점 신명이 난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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