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독일의 물리학자.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에 비견될 만한 현대물리학의 최대 성과인 상대성 이론을 정립한 그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물리학을 뒤흔드는 30년’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그의 상대성 이론은 물리학이지만 주관과 객관의 구분이 허물어지는 19세기 지성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사상이다.
-상대성: 절대성을 대체한 상대성
지구상의 동물들 대부분은 평생 심장박동수가 비슷하다고 한다. 빨리 움직이는 동물은 그만큼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동작이 빠른 쥐가 보는 인간 세상은 아주 느릴 것이고 코끼리가 보는 인간 세상은 현기증을 느낄 만큼 빠를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도 달라지는데 무엇보다 큰 차이는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관점을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시간이라는 차원
흔히 우리가 사는 세계는 3차원이라고 말한다. 이는 수학적 관점으로 볼 때, 직선 자체가 없는 점이라는 0차원, 직선이 하나인 선이라는 1차원, 2개의 선이 있는 2차원, 그리고 입체의 경우 3차원이 된다. 그러나 물리학에서는 4차원이 된다. 수학적 3차원의 공간에 아인슈타인은 시간이라는 차원을 접합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독립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시공간’이라는 용어로 묶고 있다. 그리고 시공간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라는 주장인데, 절대적이고 객관적이라 생각했던 시간을 운동 상태에서 측정하면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물체가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는 이론이다. 한 마디로 하자면 똑같은 사건이라도 그 사건이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분명 모순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물리학에서 상대성 이론이라는 엄청난 발견으로 이어지고 철학에서는 고정된 우주관과 세계관을 뒤흔드는 파장을 몰고 오게 된다.
상대적인 사고
물체의 속도는 고정 불변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상대론적 사고는 사실 갈릴레이 때부터 해오던 것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빛은 언제나 직진하는 것이 기존의 고정관념이지만 빛이 통과하는 공간 즉, 시공간 자체가 휘어 있다면 빛도 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논리이다. 예를 들면 구면을 따라 직선을 그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빛은 직선으로 통과했지만 구면을 통과하는 순간 휘어진 표면대로 휘어질 수밖에 없다.) 1919년 개기일식이 있던 날, 천문대는 아인슈타인의 학설을 증명했다. 위치상으로는 태양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야 할 별의 빛이 태양의 중력장을 거치면서 휘어 망원경에 포착된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발견으로 인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중력장이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사실은 그만큼 고정관념을 깨는 엄청난 발견인 것이다.
경계선에 있는 과학자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전통적인 과학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상대성 이론은 전통 과학의 핵심인 주관과 객관의 확실성을 파괴했다. 똑같은 사건이 진행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관측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우주 전체에서 기준이 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도 된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확실하다고 믿었던 진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이러한 이론은 진리를 인식하는 주체 자체가 불확실한 마당에 절대적인 진리관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사고를 가져온다. 그로 인해 뉴턴 이후 굳건하게 발전을 거듭해온 고전 물리학과 역학은 해체되고 근대 철학의 유산인 결정론과 실체론에 대한 인식을 넓혔다.
지금 상대성 이론은 ‘양자역학’에 자리를 내주고 유행이 지난 이론이 되었다. 상대성 이론이 뉴턴의 역학을 대체했듯이 양자물리학이 상대성이론을 대체한 것이다. 철학과 달리 과학에서는 연속적인 계승보다 불연속적인 단절을 통해 이론이 발전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보여준 상식을 깨는 발상의 전환은 앞으로 어떤 과학의 영역에서도 불변의 상상력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