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심치료(person-centered therap)

by 방정민

<인간중심치료(person-centered therapy)>


1. 개괄


인간중심치료는 상담심리사가 적극적이고 지시적인 역할을 안 해도 내담자는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갖고 있다는 가정이 깔린다. 인간중심치료는 개인의 독립과 통합을 목표로 삼고 내담자의 현재 문제가 아니라 내담자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는다. 로저스 본인이 말하는 것처럼 인간중심치료의 중심적인 주제는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잠재력이 내담자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상담자의 반응은 내담자의 잠재력을 발달시켜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내담자는 의식적인 자신의 모든 삶의 측면들을 다룰만한 충분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그 잠재력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치료적 환경,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있다. 이는 상담관계에서 상담자가 자신의 모습을 진실되게 보여줄 때에야 비로소 조성될 수 있다. 이때 전제되는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관계는 진정한 밀접성을 지닌 “나와 너”의 관계다. 깊은 의사소통과 합일이 경험되는 그런 관계를 말하는데, 이 관계가 형성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것 중 하나가 공감적인 비지시성이다. 로저스는 지시적인 방식이 아니라 신뢰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분위기만 조성되면, 이후 상담자의 모든 노력들은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발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때의 촉진은 내담자중심의 심리적인 분위기를 계속해서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로저스는 상담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으로 세 가지를 언급하는데, 이는 ①일치성 혹은 진실성 ②무조건적인 수용성 ③진실된 감정이입적 이해이다. 이는 상담심리사가 사용하는 기법이나 지식, 이론보다 상담심리사의 태도와 내담자와의 인간적 관계를 더욱 강조하는 인간중심치료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인간중심치료는 1940년대 초부터 심리치료의 새로운 모델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지배적이었던 지시적 상담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칼 로저스에 의해 제시되었다. 비지시적 상담으로 알려졌고, 이후 내담자중심치료 혹은 인간중심치료로 명명되었다.(치료관점의 발전에 따라 비지시적 태도 강조에서 내담자와 상담심리사의 관계 강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칼 로저스가 비지시적 상담을 주창하면서 기존의 상담방법들에 대해 반기를 들었던 당시 심리학계 저변에 공유되고 있었던 상담방법의 기본가설들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된다.


①상담자가 내담자의 목표나 내담자가 지향해야할 가치를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최상의 적임자라고 가정한다. 상담자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다. 즉 “상담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전제다.

②상담자는 신중한 탐구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내담자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새로운 심리치료인 비지시적 상담의 특징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된다.

①성장과 건강, 적응을 향해 나아가려는 개인의 추동에 강하게 의존한다.

②지적인 면보다 정서적인 요소, 그러니까 상황에 대한 감정적인 측면에 중점을 둔다.

③개인의 과거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더 중점을 둔다.

전통적인 심리치료의 기원은 정신분석이다. 정신분석은 정신병리나 부적응의 원인을 과거에서 비롯되는 무의식적 힘이나 심리내적 갈등에 뿌리를 둔다. 내담자는 분석을 통해 이를 발견하고 이해하며 통찰로써 치유된다. 문제, 증상, 부적응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이런 정신분석은 지시적 상담으로 심리치료의 중심적인 접근법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때 사람이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존재이며, 중재가 없이도 스스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자기지시적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제로 시작하는 인간중심치료의 내담자의 자기치유 능력에 대한 믿음은 기존의 견해와는 아주 상반되는 것이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칼 로저스는 치료의 초점을 기법과 상담심리사의 권위 중심에서 치료관계 중심으로 돌려놓은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행동주의와 정신분석을 비판했다.

로저스의 인간 본성에 대한 견해는 현상학적으로, 인간은 자신의 현실 지각에 따라 자기 자신을 구성하며 지각된 현실세계에서 자아를 실현하려고 하는 선천적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지닌다. 철학에서 현상학(phenomenology)은 즉각적인 경험에 대한 자료기술 추구를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자각과 지각에 대한 연구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대상 혹은 사건을 어떻게 지각하고 이해하느냐이다. 여기서 제시되는 현상적 장은 경험의 전체를 의미한다. 인간중심치료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강조한다. 이때 모든 행동은 주어진 순간에 개인이 체험하는 모든 것, 현상학적 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2. 인간관 및 성격론


로저스는 성격 발달과 변화에 초점을 두었지만 체계적인 성격 발달 단계의 이론을 갖고 있지는 못했다. 또한 성격의 구조적인 구성개념을 강조하지도 않았으나 그의 성격이론을 이해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주요 구성개념들은 유기체, 자아, 실현화 경향성, 가치의 조건화 등이다. 인간중심치료의 주요 발달적 관심과 심리치료에서의 중요한 목적은 아이가 자아실현을 위해 조화상태에서 자유롭게 성장하여 기능하느냐 아니면 방어적으로 부조화 상태에서 성장하여 기능하느냐이다.


1) 유기체 : 현상적 장, 그러니까 경험의 전체를 지각하는 유기체-전체로서의 개인-은 모든 경험의 소재다. 로저스는 “경험은 나에게 최고의 권위이다.”라고 주창한 바 있다. 그는 유기체의 경험을 중시했다. 경험은 어떤 순간에, 주어진 유기체 내에서 진행되는 잠재적으로 지각에 이용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이 경험의 전체가 현상적 장을 구성하며, 이것이 경험하는 한 개인에게 알려질 수 있는 하나의 참조 틀로 작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의 행동은 외적 현실로써의 자극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현상적 장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로저스는 “의식이나 자각이 우리가 경험하는 어떤 것의 상징화”라는 점에서 현상적 장과 의식의 장의 차이점을 지적했는데, 어떤 순간에 현상적 장은 의식적(상징화) 및 무의식적(탈상징화) 경험으로 구성된다. 이때 유기체는 상징화되지 않은 어떤 경험을 변별하고 거기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인간은 얼굴, 팔, 다리, 몸 전체가 관련이 있어서 움직여야 한 개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게 유기적이란 말이다. 로저스는 개인이란 말을 잘 안 쓴다. 유기체라고 말한다. 총체적으로 움직여져서 그 사람다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기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참 모습인 것이 아니라 우울할 수도 있고 기쁠 수도 있고 이런 부분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모든 경험이 그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여서 가는가이다. 그것을 지각하는 ‘나’가 유기체이다. 그 가운데 어떤 경험을 하느냐. 그 주관적 경험을 찾아내는 것이 상담이다. 개인의 움직임은 외부적 자극이 아니라 그 현장에서 지각하고 자각한 것, 그게 뭐냐에 따라서 개인이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2) 자아(self) : 로저스 성격이론에서 핵심적인 구조적 개념이다. 개인은 외적 대상을 지각하고 경험하면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다. 개인의 지각과 의미의 전체체계는 현상적 장을 구성한다. 이런 현상적 장에서 개인이 자신이나 자기로서 보는 부분이 자아이다. 현상적 장 내에 자아가 있는 셈이다. 로저스는 자아가 불안정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실체라는 점에서 과정(process)으로의 자아를 강조했다. 자아는 조직화되고 일관된 게슈탈트로 상황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 자아나 자아개념(self-concept)은 조직화되고 일관된 지각패턴을 나타난다. 자아는 변하지만 항상 패턴으로 형성, 통합, 조직화된 특성을 지닌 자아개념을 유지한다. 그러니까 자아는 나(I or Me)의 특성과 관계에 대한 지각이 조직화되어 일관된 패턴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로 인해 가치가 부여된다고 보면 된다.

보통 내가 중심이 된 나의 어떤 고유한 에너지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현상학적 장, 그 경험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다. 현상학적 장의 일부로 조직화된 일련의 지각으로의 자아다. ‘나’라는 중심적인 인간이 경험을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경험 속에서 부분으로 자아가 작용하는 것이며 현상학적 장을 더 중요하게 본다. 보통 자아라고 할 때 다른 심리학자들은 몸속에 깨닫고 있는 내가 주인공이라 본다. 그러나 로저스가 말하는 자아는 경험을 총체적으로 주관하면서 느끼는 개념이 아니다. 일부로서의 자아이다. 물론 경험과 지각은 의식화될 수 있다. 자아는 일차적으로 의식적이다.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아와 관련된 구조적 개념으로 이상적 자아가 있다. 개인이 가장 소유하고픈 자아개념으로, 잠재적으로는 자아와 관련되고 개인이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지각과 의미를 포함하게 된다.


개인의 일생동안에는 다양한 경험이 일어나는데 경험 이후에는 다음의 세 가지로 구별된다.

①경험은 자아와의 관계 속에서 상징화되고 조직될 수 있다.

②경험은 자아와의 관련성이 지각되지 않아 무시될 수 있다.

③경험은 자아구조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상징화가 부정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자아구조와 일치하지 않는 경험으로 인해 자아구조가 수정될 수 있는데, 이때의 우선조건은 자아에 대한 위협이 전혀 없어야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따뜻하고, 수용적이며, 허용적이고, 비판단적인 인간중심치료의 분위기가 상담에 있어 적합한 기본 조건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3) 실현화 경향성 : 경험하는 유기체가 자기 능력을 유지, 발전시키려고 하는 경향성을 갖는 것을 말한다. 유기체가 가진 이런 실현화 경향성은 타고난 것으로 개인의 모든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욕구와 관련된다. 이는 유기체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실현화 경향성은 또한 유기체를 성장하고 향상시키고 발달하는데 있어 촉진하고 지지한다. 실현화는 유기체가 단순한 실체에서 복잡한 실체로 성장해가고, 의존성에서 독립성으로, 고정성과 경직성에서 유연성과 융통성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유기체의 경향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개인의 욕구와 긴장을 줄이려는 경향성도 포함하지만 유기체를 향상시키는 활동에서 도출되는 기쁨과 만족을 강조한다. 이는 성숙의 단계에 포함된 성장의 모든 국면에 영향을 주는데, 로저스는 유전적인 구성으로 프로그램화된 인간의 모든 변화는 이 실현화 경향성에 의해 달성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는 자동적이지 않고 노력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마치 아이가 첫 발을 내딛는 것처럼 투쟁과 고통이 수반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모든 살아있는 것에서 볼 수 있으며, 모든 생명을 묘사하는데 있어 생존, 적응, 발달, 성장에 대한 생의 집착, 일종의 생의 추진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로저스는 인간은 자아실현(self-actualization)에 대한 욕구, 자아실현 경향성을 지닌다고 보았다. 이는 삶의 선택이 분명하게 지각되거나 적절히 상징화될 때 일어난다. 로저스에게 있어 모든 욕구는 궁극적으로 현상적 자아를 증진시키려는 단일욕구로 환원된다. 인간은 자아를 유지하고 향상시키고 실현화시킬 경향성에 의해 동기화되어 있다고 본다. 진취적인 존재로 인간의 타고난 잠재력의 실현이 강조된다.

4) 가치의 조건화 : 인간은 각자 경험을 통해 가치를 형성한다. 아동은 부모로부터 지배적인 영향력을 받는데, 이때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가치의 조건화가 형성된다. 인간은 긍정적 자기존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런 노력 때문에 가치의 조건화 태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치의 조건화는 유기체가 실현화 경향성을 성취하는데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가치의 조건화는 아동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왜곡하고 부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에게는 누구나 불일치된 자아와 일치된 자아가 있다. 특정하도록 가치 조건화된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치의 조건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실현화 경향성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간다.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라려고 하다보니까 방황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할지 실현화 경향성을 방해받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을 독특한 존재로서 성장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갈등, 불안, 공포 등 정서적 문제도 가치의 조건화와 관련지어진다. 내사된 가치의 조건화가 실현화 경향성을 이루려는 유기체와 마찰을 빚게 되면서 갈등과 불안을 일으킨다.


5)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the fully functioning person)의 특성 :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현재 진행되는 자신의 자아를 완전히 자각하는, 최적의 심리적 적응, 최적의 심리적 성숙, 완전한 일치, 경험에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정적이지 않고 과정 지향적이며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이다. 로저스가 제안했던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의 몇 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다.


①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경험에 개방적이다.

②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실존적 삶, 즉 매순간에 충실한 삶을 영위한다.

③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자신의 유기체를 신뢰한다.

④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창조적이다.

⑤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제약 혹은 억제 없이 선택의 자유를 갖는다.

⑥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3. 주요 개념


로저스는 치료에서의 중요한 변인을 치료적 환경이라 믿었다. 상담심리사들이 내담자에게 현상학적인 의미 있는 방식으로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치료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세 가지 주요개념은 인간중심치료의 핵심이며 상담심리사가 내담자를 조력하기 위해 상담자가 갖춰야 할 태도와 특성으로 필요충분조건이며 다른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1) 일치성(진실성) : 상담심리사는 내담자와 함께 있을 때 진실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공감이나 긍정적 존중과는 질적으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인다. 진실하다는 의미로 상담심리사는 상담시간에 진실하고 통합된 인간으로서 진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내담자의 믿음과 안전을 확보하는 기초이다. 상담심리사는 내적 경험과 외적 표현에서 일치해야 하고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감정, 생각, 반응, 태도들이 개방적이어야 한다. 상담심리사는 진실을 향해 노력하는 인간의 모델이다. 분노, 좌절, 호감, 매력, 관심, 지루함, 성가심 등까지 관계 내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이라면 표현할 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중심치료에서는 상담심리사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내담자에게 느끼는 바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2)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과 수용 : 기법이라기보다 전반적인 태도를 말한다. 내담자를 인간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다.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상담심리사는 선입관을 버리고 내담자를 한 인간으로 진정 깊이 있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관심은 비소유적이어야 하는데, 내담자의 감정이나 사고 행동의 좋고 나쁨에 대한 평가나 판단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호감이나 감사를 받고자하는 마음에서 내담자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안 되며 다만 내담자를 존중하는데 조건을 달지 않고 따뜻하게 한 인간으로,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 상담심리사는 내담자를 존중하고 내담자는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수용은 말하자면 내담자가 자신만의 신념과 감정을 가질 권리를 허용하는 것이다. 상담심리사가 내담자에게 관심을 갖고서 칭찬, 수용, 존중할 때 치료의 성공확률이 올라간다.

3) 정확한 공감적 이해(진실된 감정이입적 이해) : 치료회기가 진행되는 동안 순간순간의 상호작용에서 드러나는 내담자의 경험과 감정들을 민감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내담자의 주관적인 경험, 특히 지금-여기에서의 경험을 감지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이는 내담자가 자신과 친밀해지고 자신의 감정을 더욱 깊고 강하게 경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반영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이게 단순한 기술적인 의미에서의 반영이라면 효과가 없다. 심리상담사는 실제적으로 내담자의 입장에서 내담자를 감정이입적으로 이해하려 해야 한다. 내담자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런 점들이 내담자에게 어느 정도는 전해져야만 한다. 내담자가 느끼는 방식을 상담심리사가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담자 스스로 깨닫게 되면 그게 내담자의 감정을 가장 잘 해소해주는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진정 수용적이고 민감하게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 방식대로 지각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놀랍도록 매혹적인 경험이 된다.

공감(empathy)은 내담자에 대한 깊고 주관적인 이해를 말한다. 인감중심치료의 토대라 할 만하다. 동정심, 측은지심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심리사는 내담자의 감정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내담자의 감정을 자기감정인 것처럼 느껴야 하며, 이때 내담자의 심리내적인 세계를 공유하게 된다. 공감이 관계, 인지, 정서 세 단계의 측면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이는 매우 강력한 치료도구가 된다. 공감은 다음 네 가지의 이유로 인해 필수적이다.

①내담자가 자신이 경험한 것에 관심을 갖고 가치 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②내담자가 자신의 초기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③내담자가 자신과 타인, 세계에 대한 인식을 기능적인 방식으로 수정하게끔 돕는다.

④내담자가 선택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4. 적용


개인은 스스로 자기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으며 과거보다는 현재의 직접 장면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기에 통찰, 자기이해, 자기명료화를 중점 목표로 삼고 치료관계 자체가 성장의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수용을 체험하면서 내담자가 자신을 들여다보고 직면하게 되면서 변화가 온다. 로저스는 치료 기술이나 기법을 많이 설명하지 않았다. 내담자를 자기문제에 대한 전문가로 보고 내담자가 스스로 객관적 통찰을 이루도록 연결해주는 조력자가 상담심리사다. 개인이 자기문제에 대한 최고 전문가이고 자신에 대한 최상의 정보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인간중심치료를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치료회기에서 하지 말아야 할 목록들을 나열하는 것이다. ‘하지 않는 것’이라는 목록에는 정보나 충고 주기, 안심시키기, 설득하기, 질문하기, 해석 제공하기, 비판하기 등이 포함된다. 상담심리사의 주요 활동은 내담자의 진술과 연합된 감정을 인식하고 명료화하는 작업이다. 내담자가 한 말의 반영(reflections)이 주를 이루는데, 여기에는 상담심리사의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수용의 말도 포함된다. 때때로 상담심리사는 내담자와 상담심리사 각각의 역할에 대해 환기할 필요를 느끼는데, 이를 구조화(structuring)라고 한다. 이것도 수용의 요소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지지나 해석 모두 사용하지 않고 감정의 인식과 동반되는 수용만이 그 자체로 안심을 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것 역시 상담심리사의 목소리 톤, 단어 선택, 표정, 일반적 태도로 전달된다. 해석이나 충고, 정보 제공은 피하는데 이 행동에는 “상담심리사가 내담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지시적 접근법의 전제가 깔리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내담자가 필요한 정보가 있는 책이나 웹사이트 등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담의 진행에 있어서의 책임은 내담자가 지도록 한다. 인간중심치료에서 치료회기 전반에 깔리는 수용은 내담자의 성장과 자기실현을 위한 잠재력이 발현되는 분위기를 제공한다. 회기는 통상 주 1회이며 더 빈번한 회기는 권하지 않는다. 별도의 회기나 전화상담 등도 장려하지 않는다. 성장을 억제하는 의존성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중심치료는 개인의 통합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문제와 관련지어진다.

상담심리사와 내담자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기술된다.


①두 사람이 심리적 접촉 상태에 있다.

②내담자는 부조화 또는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③상담심리사는 진솔(진실)하다.

④상담심리사는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과 수용을 경험한다.

⑤상담심리사는 내담자의 내적 준거틀을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이 경험을 전달(반영)하려고 노력한다.

⑥상담심리사의 공감적 이해와 무조건적 긍정적 수용은 어느 정도는 전달되어야만 한다.

로저스가 기술한 내담자가 밟게 되는 7단계를 포함하는 치료의 일반적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경직된 구성개념을 갖는다. 친밀한 관계를 위험으로 지각한다.

2단계 : 가끔 감정을 기술하나 여전히 개인적 경험에서는 멀어져 있다. 여전히 외향화하나 점차 문제와 갈등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3단계 : 과거 감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기술한다. 자신에 대한 표현에서 더 자유로운 흐름을 보인다. 자신의 구성개념의 타당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문제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4단계 : 개인적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자유롭게 기술한다. 오랫동안 부정했던 감정이 현재 터져 나온다는 것을 막연히 인식한다. 개인적 구성개념이 유연해진다. 책임감을 표현한다. 감정 수준에서 관계를 맺는 위험을 감수하기 시작한다.

5단계 :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수용한다. 비록 두렵더라도 이전에 부정했던 감정을 명료하게 자각한다. 지적 측면과 정서 간의 갈등을 인식하고 문제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수용한다. 자기 자신이 되려는 욕구를 느낀다.

6단계 : 부정하려는 욕구 없이 감정을 수용한다. 경험을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다른 사람과 관계에 따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며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수용한다.

7단계 : 자기가 경험하는 것에 대해 편안해 한다. 새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불일치가 거의 없고 경험의 타당성을 확인할 능력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인간중심치료에서는 진단이나 평가를 강조하지 않고 피한다. 로저스는 공식적인 평가가 불필요하며 실제로 해롭다고 믿는다. 평가는 심리학자를 우월하고 권위주의적인 역할로 만들고 내담자의 자율성과 자기실현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평가를 포기하는 것이 인간중심치료에서 내담자의 문제나 특정 상황에 관계없이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법임이 함축된다. 물론 이 가정에 대한 유용성은 적절하게 검증되지 않았다. 또한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상담심리사가 내담자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아니라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 내담자에 대한 지식의 최고의 출처는 바로 내담자이다.

5. 표현예술치료


나탈리 로저스는 그녀의 아버지 칼 로저스의 창의성 이론(개인적 성장 촉진을 위해 표현예술을 이용하는)을 확장시켰다. 표현예술치료(expressive arts therapy)로 알려졌는데, 이는 인간중심치료를 심도 있고 난해한 감정들과 정서 상태를 상징화하는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내담자들은 움직임(movement), 시각예술(visual art), 저널 글쓰기(journal writing), 소리(sound), 음악(music) 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상담심리사는 이런 활동을 통해 내담자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성장, 치료, 자기 발견을 위해 예술적 형태를 이용하는 것이 되겠는데, 예술적 형태란 언급한 바와 같이 움직임, 드로잉, 페인팅, 조각, 음악, 글쓰기, 즉흥성과 같은 요소들이다. 이게 신체, 정신, 정서, 내부 영적 자원을 통합하는 다양한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집단과 개인관정에 대한 인간중심치료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표현예술치료는 촉진적인 내담자와 상담심리사와의 관계에서 기본적인 조건들이라고 보았던 창의성을 기능하게 한다. 작업은 상담심리사나 촉진자가 만들어놓은 안정적이고 지지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사람 내면에 대한 깊은 신뢰는 그 사람 자체가 표현예술의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적절한 환경이 주어질 때 개개인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다.

특정한 외부 조건들도 창의성 발현을 위한 내부 조건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정신적 안정성과 정신적인 자유 두 가지로 정리된다. 물론 이 저변에 동기를 부여하고 사람들에게 창조성과 연관된 시간과 공간을 허락하는 과정이 깔려야만 된다.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적 도구를 이용하는 일은 엄청난 안도감과 동시에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준다. 상징은 단어의 의미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줄 것이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재료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조력적이어야 하고 판단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이뤄져야 한다. 예술은 소수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자기표현과 내적 성장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노안영 강영신 지음, �성격심리학�, 학지사, 2003

Carl Rogers 지음, 한승호 한성역 옮김, �칼 로저스의 카운슬링의 이론과 실제�, 학지사, 1998

Timothy J. Trull 지음, 권정혜 외 올김, �임상심리학�, 센게이지러닝, 2008

Gerald Corey 지음, 조현춘 외 올김, �심리상담과 치료의 이론과 실제�, 센게이지러닝,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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