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한 행복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저 펄럭이는 깃발의 무관심
깃발을 흔드는 바람의 무관심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무관심
누구나 무관심하다
타인에 대해 대상에 대해 나에 대해
관심 있는 척 사랑하는 척 정의로운 척
뜨거운 척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진정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관심이 없어야 함을
그 무엇과도 관계를 끊고
아무런 관심 없이
그냥
펄럭이고 흔들고 바라보고…
그 가운데
오롯이 순수함이 살아 숨 쉬는 법!
슬퍼하지도 말고 야속해하지도 말고 허무해하지도 말자
잔인하게도 진실한 행복은 바로 그것
그 시리도록 순수한 텅 빈 무관심!
아, 나 그 속으로 영원히 들어갈 수가 없네
깃발이 무심히 펄럭이고 있다
♣ 시 후기: 무관심… 무정… 어쩌면 이것이 적절하기만 하면 살아가는데 조금은 더 행복하고 조금 더 편할 수도 있다. 방관자가 아닌 무관심과 무정은 삶의 작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삶을 텅 비우고 무심히 바라보자, 저 깃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