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으로 살아남기 EP.7
브런치 북을 만드려보니까 내 글 하나를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경고를 했다.
쓰는 게 오래 걸려서 예상은 했지만 경고까지 먹을줄은 몰랐는데 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길다.
그래서 인기가 없는 건가?
아무튼, 매주 나의 이야기는 계속 연재가 된다!
이번주도 벌써 절반이 넘게 지나갔는데 좀 있으면 또 써야되네... 이번주 건 진짜 없는데
운동을 시작한 뒤로 진짜 몸이 천근만근이다.
아침에 깨기가 왜 그렇게 힘들고 낮잠을 어찌나 많이 오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을 하고 난 뒤로 더 피곤해졌다.
오늘도 하체와 복근운동을 했는데 몸이 바뀌고 있는 건 잘 못 느끼겠다.
지금까지 이렇게 느낌이 없어서 하다 포기했는데 이번엔 끝장을 봐야지.
날씨가 좋아서 민준이가 사리예르에 가자 했는데 수업도 들어야 하고 자느라 발표준비를 못해서 거절했다.
이번주에는 발표 준비에 내 모든 걸 걸었다.
금요일에 파묵칼레로 출발하고 목요일에 발표라ㅠㅠ 진짜 스트레스 만땅 받았다.
30여페이지밖에 안 되지만 영어로 읽으면 한 세월에 해석을 잘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서 파파고로 번역한 뒤 저장해뒀다.
영어가 필수인 시대이고 써야하는 상황이지만ㅎㅎ 저것도 읽다 자다 읽다 자다 해서 완독까지 3시간 걸렸다.
책을 다 읽고 저녁을 먹었는데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직 기르는 건 물음표다.
기본적으로 내 영역을 침범받는 걸 싫어하는데 동물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얘네가 나를 예기치 않게 건들이는 걸 싫어하는데 여기서 밥을 먹을 때면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다가온다.
문제는 선을 넘어서 계속 밥에 손을 대려 한다는 건데 이날도 계속 내쫓다가 화가 좀 났다.
하...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들인다던데 너는 고양이라 건들이냐.
아임웹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이제 한 두개에 집중해서 진짜로 수익을 내려한다.
내 목표는 쇼핑몰 전문 제작 사업을 하는 건데 일단은 사진이 없어 내 사진을 파는 사이트를 만들어 봤다.
이것도 예전에 배우고 까먹어서 처음부터 하느라 한 세월이 걸린다.
그래도 하루에 모든 걸 쏟진 않고 1시간 정도만 시간을 할애해서 만들고 있다.
다 완성하고 수익을 꼭 내야지!
발표과제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건 아무것도 못하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갑자기 피자가 땡겨서 점심으로 주변 가성비 피자집을 갔다.
피자가 작긴 하지만 콜라까지 해서 6000원이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다 먹고 살짝 아쉬운데 좀 지나면 배가 불러와서 괜찮다.
오늘은 하루종일 방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며 ppt와 발표대본을 만들었다.
자료조사는 놀랍게도 chat gpt로만 했다.
한국 학교는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 학교에서는 chat gpt에 대한 다른 언급이 없다.
최근에 chat gpt로 자료 조사를 하고 짜깁기 해서 낸 과제가 있는데 100점 만점 중에 85점을 받았다.
한국 학교에서는 이마저도 불만족해 100점을 채우기 위해 내가 썼겠지만 나는 F만 안 받으면 되는 입장이라ㅎㅎ 다음 과제는 chat gpt를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했다.ㅋㅋ
물론, 내가 모르는 걸 아는냥 쓰는 건 정말 싫어해서 chat gpt가 모아준 자료는 꼼꼼이 읽었다.
단, 이해는 별개...
규리랑 승엽이랑 garawell을 6시에 간다길래 나는 발표대본을 쓰느라 둘이 가라 했는데, 후에 충격적인 전화가 걸려왔다.
떠들썩한 소리에 뭔 일인가 싶었는데 정확히 들리는 한마디. "규리 걔 만났어."
규리는 이 학교에서 지난 학기에 만난 짝남이 있다.
우리가 와서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사실상 끝났다고 결론을 내렸는데(그놈이 문자를 계속 씹는다.) 정말 우연히도 garawell이 문을 늦게 열어서 차선으로 간 식당에서 걔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 친구가 문자를 씹는 바람에 왔냐 안 왔냐로도 왈가불가 했는데 왔는데도 문자를 안 준 거였다...
규리는 놀라 뛰쳐 나와 기숙사에서 울고 승엽이는 이렇게 된 거 나한테 7시에 같이 밥이나 먹자고 전화를 하게 된 경위였다.
참... 나도 짝사랑 해봤지만 사람 한 명에 나 마음이 좌지우지된다는 게 뭣 같으면서도 너무 공감이 됐다.
밥 안 먹는다는 애 이럴 때일수록 잘 먹어야 한다고 겨우 설득해서 데려왔다.
여기는 밥이 진짜 늦게 나오는데 밥 기다리는 40분 동안 본인 친구랑 신나게 떠든 것 같다.
뭐 저녁 먹고 이후에 여자애들끼리 모이는 일정이 있었다 하니 거기서 잘 풀었겠지.
그 뒤로는 그 친구 얘기도 꺼낸적 없고 우는 모습도 보질 못했다.
여긴 밥 먹고나서 승엽이가 먹고 싶다했던 와플가게인데 보기에는 맛있어 보였는데 별로였댄다.
그도 그럴것이 와플을 구운 다음에 바로 꽁꽁 포장한다.
원래 바람을 좀 쐬어주어야 바삭바삭 해지는데... 노하우를 전수해야하나 싶다.
수요일은 오후에 수업이 딱 하나 있다.
목요일이 죽는 날이니 그 전날 에너지를 보충하는 날인데, 8시 반 셔틀을 타고 학교 도서관에 갔다.
공부!를 하러 간 건 아니고, 공동구매 중개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는데 먼저 제조사를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직접 찾은 것도 있고 주로 카페에서 찾아 메일을 보내거나 내 메일을 남겨서 연락달라 했는데 이렇게 많이 메일을 보낼지 몰랐다...
지금까지 20곳이 넘는 곳의 제안서를 받아봤는데 상품 질이나 마진을 생각했을 때 딱 2곳만 해볼만 했다.
아무래도 내가 셀러가 아니다보니까 중간에 껴서 마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10%만 먹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중간에서 유통만 해주고 책임지는 것도 없는데 10%면 괜찮은 것 같다.
CS 진짜 싫어...
학교식당에서 점심으로 처음 먹는 랩을 시켰는데 대실패...
근데 분명히 나는 bbq를 시켰고 아주머니도 bbq?라고 되물었는데 아무리 봐도 카레를 준 것 같다.
나는 카레를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여기 카레는 또 한국 카레랑 달라서 더 별로다.
실패할 수밖에 없어... 그리고 또 비싸다.
저게 7000원이었나. 저거 먹을 거면 어제 먹은 피자나 한 판 더 먹는다.
오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어서 굿 네이버스와 연락을 했다.
나와 무려 6년을 함께 한 후원아동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느라 더이상 후원할 수 없다는 거였다.
내용만 보면 큰 일은 아닌데 메일에 [후원아동에게 긴급사항이 생겨 연락드립니다!] 이런식으로 와서 혹시나 큰 일이 났을까 식겁했다.
미얀마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황이었어서 더 크게 놀랐다.
왜 이사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예상으로는 상황이 더 악화돼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면 어떻게든 남았을테니 말이다.
직접 얼굴 한번 못보고 선물이나 편지를 한번도 보낸적 없지만(미얀마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전면 금지였다.) 이제 더이상 지원을 해줄 수 없다니 뭔가 먹먹했다.
6년이라는 시간은 서로 보지 못했어도 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아이를 연결시켜주냐는 말에 그만 됐다고 말했다.
통장에 잔고가 바닥을 찍었을 때도 밥 한끼 안 사먹지 하고 후원한 아인데 이렇게 준비도 없이 떠나보낼지 몰랐다.
다 큰 성인이 될 때까지는 후원에 주고 싶었는데 그래도 엄마 아빠랑 좋은데 가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요리 똥손이다.
버터에 빵 굽고 계란 올려서 딸기잼 발라 먹으면 진짜 맛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일단 웍이어서 그런지 계란 3개를 동시에 익히려니 밑면이 두꺼워져서 제대로 익지 않아 스크램블이 됐다.
버터빵에 딸기잼까진 그러려니 하는데 계란을 같이 넣으니 3가지 맛이 같이 느껴져서 도대체 내가 뭘 먹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역시 요리는 레시피가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밥을 먹고 민준이 방에 모여 안탈리아 여행을 예약했다.
올 인클루시브 호텔을 2박 예약해서 제대로 호캉스를 즐기는 계획인데 버스 사이트가 외국 카드를 받아주질 않아서 숙소만 예약했다.
이렇게 1시간 넘게 날렸는데 뭔가 이렇게 시간을 쏟고 아무것도 못하면 진짜 허무하고 시간낭비 한 것 같다.
오늘 첫교시 수업은 취소되어서 아침에 운동을 갔다.
매일 보는 백발 아저씨를 만나서 처음으로 대화했다.
나는 머리가 백발이고 자주 보여서(게다가 인싸다) 여기 관리인인가? 싶었는데 대학원생이라 했다.
자기도 한국에 와봤다고 하는데 튀르키예 사람들은 한국에 와봤거나 오고 싶어하는 사람이 진짜 많은 것 같다.
우리는 뭐 6.25때 도와줘서 그렇다곤 하지만 5,6세기경 맺은 인연이 튀르키예는 지역도 서쪽으로 멀리 이동했는데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고구려 짱짱맨!
어쨌든 오늘은 내가 진짜 스트레스 받아했던 튀르키예 역사 발표날이다!
케말리즘이 튀르키예에 초기역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일단 지금도 케말리즘에 대해 정확히 모르겠고 chat gpt가 조사한 자료와 읽은 책을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
그리고 그 대본을 발표 시간 5,6분 동안 달달 읽었다.
다행히 현재 튀르키예는 지진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수업을 동시에 하고 있고 꼭 오프라인에서 발표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었어서 줌으로 얼굴을 보여주지도 않고 대본만 쭉 읽었다.
이것도 어려운 게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음의 높낮이나 쉬는 지점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암기는 포기하고 자연스럽게 읽는 연습만 했다.
발표하는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발표를 끝낸 지금은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ㅋㅋㅋㅋㅋ.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 말로는 잘 했다는데 보고 읽기만 했는데 못할리는 없지...
영어발표를 하고 나니 정말 영어공부가 절실함을 깨달았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갈라타 타워로 museum card를 만들러 갔다.
2월 달에 한 번 만들러 갔는데 그때는 이카멧이 있어야 한다고 거절을 당했다.
이카멧은 필요가 없다.
이번에는 학생증만 달라 하더니 바로 만들어 줬다.
저건 뒷면이고 앞면을 봐야 하는데 그냥 카드에다가 우리 이름만 적어주고 완성됐다고 줬다ㅋㅋㅋㅋ.
가격은 30리라.
이걸로 들어갈 수 있어?라고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냥 들여보내 줬다.
갈라타 타워에 올라가니 확실히 주변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 위에서 내려다 보는 광경이 절경이었다.
우리가 해가 질 때쯤 올라가서 노을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졌다.
우리는 노을이 완벽히 지려면 좀 걸리기도 하고 사람도 점차 많아져서 금방 내려왔다.
그래도 찍을 사진이랑 영상은 만방 찍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처음엔 오금이 엄청 저렸는데 좀 지나고 나니 괜찮아졌다.
완전망을 해놓긴 했는데 소용이 있을까?싶을정도로 그렇게 성의있게 쳐놓진 않았다.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 하니 기대지만 말기를...
갈라타 꼭대기에서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의 미인을 봤다.
딸 두명과 어머니, 늦둥이 아들로 이루어진 가족이었는데 딸이 둘 다 미인이어서 어머니를 봤더니 이해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어머니가 젊으셨다면 딸들만큼 이뻤을 거라 생각됐다.
두 딸 중 한 명이 내 이상형이었는데 사람에게 홀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달까. 어쨌든 진짜 이뻤다.
승엽이 말로는 중앙 아시아 사람 같다고 한다.
중앙 아시아면 스탄?나라들인가.
동양인스럽게 이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쩌다 보니 한 문단이 아름다움 찬양 글이 되어버렸네ㅋㅋㅋ
갈라타 꼭대기에 올라가기 전에는 이렇게 도시 조감도가 있다.
이걸 보니 마치 서울에 있는 느낌이었다.
망원경도 공짜여서 아야 소피아나 주변 모스크들으 확대해서 볼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은 천장이 매우 낮은데 계단도 칸이 좁아서 앞에를 잘 보고 가길 바란다.
나는 내려가다 발을 헛디뎌서 몇 칸을 앉은 채로 통통 튀면서 내려갔다.
신기한 건 손가락 살짝 까진 건 말고는 외상이 없었고 나도 바로 일어났다는 거ㅋㅋㅋㅋ.
보통 이런 건 창피해서 그때만 안 아픈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냥 다친 데가 없었다.
친구들도 어떻게 했길래 아무데도 안 다치고 벌떡 일어난 거냐고 신기해했다ㅋㅋㅋㅋ.
저녁으로 뭘 먹을지를 찾다가 인도네시아 식당에 갔다.
살면서 인도네시아 식당은 처음이었다.
신기했던 건 인도네시아도 이슬람을 믿고 라마단을 지킨다고 한다.
정확히 이 날부터 라마단 기간이었는데 음식을 시키고 바로 앞에 식사가 나왔는데도 한참을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니 그때서야 밥을 먹었다.
개인의 신념이긴 하지만 종교에 따라 절제를 하고 철저히 지킨다니 괜시리 멋있고 대단해 보였다.
내가 뭘 시켰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밑에는 나시고랭 캄방?인가 였던거 같다.
첫음식은 기억이 안 나는데 고기가 뭉쳐 있었고 향신료 맛이 났다.
밥은 성처럼 쌓아나서 다 먹지 못했다.
우리는 인당 2개의 메뉴를 시켰는데 가게 분위기가 파인다이닝이어서 양이 적게 나올줄 알고 2개를 시킨건데 생각보다 메뉴 하나하나의 양이 많았어서 다 못먹고 싸왔다.
설명을 다시 하자면 저런 떡갈비에 절인 양배추와 신선한 샐러드, 그리고 살사소스?인가 나왔는데 나는 고추 등의 풀맛을 싫어한다.
캡사이신의 매운맛은 좋아하는데 고추는 안 먹는데 그 풀맛이 너무 맛없다.
그래서 저 살사소스도 안 먹었는데 둘은 맛있다고 그냥 밥하고도 먹더라.
입맛이 너무 달라.
밑에 음식은 나는 수프라고 적혀있길래 밥 하나 탕 하나 해야지 하고 시킨건데 또 밥이 나왔다.
메뉴를 밥,면 잘 시킨 건 승엽이밖에 없었다.
그래도 위에보다는 밑에 음식이 훨씬 맛있었다.
시고랭인가? 승엽이가 시킨 면 요리가 밥만 먹다 먹어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지만 맛으로만 따지면 내가 시킨 음식도 성공적이었다.
간도 잘 되어있고 맛도 좋고 인도네시아가 볶음밥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
저렇게 메뉴 2개에 콜라까지 해서 2만원이 나왔는데 이정도면 진짜 가성비 요리다.
메뉴 하나만 시켰으면 12,000원쯤 나왔으려나.
찐 로컬 음식은 싸지만 탁심에서 찐 로컬 가격을 기대하면 안된다.
그리고 요즘은 로컬 가격도 많이 비싸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우연히 예술의 거리에 들어섰다.
나중에 알았는데 걷다보니 탁심 이스티크랄 거리로 나왔다.
관광 오신 분중에 시간이 남으면 탁심만 걷지 말고 옆에 있는 골목골목도 구경해 보길 추천한다.
위 사진은 여기 주인분이 직접 그린 갈라타 고양이 그림으로 굿즈를 만든거다.
아쉽게도 이스탄불에서는 아이폰 케이스만 있고 갤럭시 케이스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도 아이폰만 있어서 구매하지 못했다.
정말 갤럭시가 있었다면 바로 구매해서 갈아꼈을 정도로 귀여웠다.
지금봐도 귀엽네.
다시 이스티크랄 거리로 와서 걷는 길에 트램이 있길래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와서 저기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으라 했다.
해맑게 사진을 찍고 내려왔는데 이것도 나중에 알았는데 저기 써져 있는 말이 위에 올라타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거였다ㅋㅋㅋㅋ.
그래도 우리뿐만 아니라 현지인도 트램 옆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
어글리 코리안이 되긴 했지만 현지인이 올라가 찍으라고 한거니까 괜찮겠지...
그래도 많이 재밌었나 보다 사진 지금보니까 표정 맑네ㅋㅋㅋ.
이밖에도 gratis(한국의 올리브영)에 들어갔더니 K-pop에 푹 빠진 점원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제품을 설명하면서도 '소지섭', '빅뱅'등 많은 한류스타의 이름을 언급하고 진짜 소녀처럼 엄청 수줍어 하던 게 기억에 남는다.ㅋㅋ
무려 한 10분 정도를 우리를 따라다니면 설명하다가 K-pop 이야기 하다가 다른데에서 부르면 잠깐 있으라 하고 다른데 일하러 가고 정말 프로페션널했다ㅋㅋㅋㅋ.
마지막에는 감사합니다.를 한국어를 적어서 줬는데 한국에 관심 있다는 튀르키예 인들은 봤어도 글까지 적을 수 있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한국의 매력이 뭘까?하고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다.
드디어 파묵칼레로 떠나는 날!
아침에 운동도 갔다가 영어공부도 하며 할 거 하면서 지내다가 4시 반에 만나 카디쿄이로 갔다.
우리가 카디쿄이에서 타겠다고 한 거는 카디쿄이는 쉽게 못 가기도 하고 처음 갔을 때 기억이 좋아서 놀려고 간 거였다.
근데 2시간이나 걸리다 보니 지하철 안에서 굉장히 후회했다ㅋㅋㅋ.
대체 왜 카디쿄이에서 탄다 했을까...
가자마자 저녁 시간이어서 치킨집에 들렸다.
솔트 뭐시기 가게였는데 이스탄불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런 제대로 된 튀긴 치킨을 파는 곳 같았다.
줄도 튀르키예 와서 처음으로 서보면서 웨이팅 했는데 한 입 먹어보고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저게 시그니처 메뉴인 솔트 치킨인가?인데 감자튀김은 평범했지만 저건 맛있었다.
튀김옷도 잘 입혀져 있고 소스도 짜거나 느끼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적당한 간에 과하지 않았다.
다 먹어갈 때쯤에는 느끼하긴 했다.
저거렁 윙봉도 시켰는데 그냥 영락없는 한국 후라이드 치킨 맛이었다.
여기가 이렇게 잘되는데 왜 이스탄불에 한국 치킨집이 진출을 안 했을까?생각했다.
해외에 가면 가격이 비싸져서 현지인이 꺼린다 해도 돈 많은 사람들이나(이스탄불에는 많다.) k-문화 좋아하는 사람들,특별한 날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진짜 왜 진출 안 했는지 모르겠다.
치킨을 먹고 버스에 타기 전에 술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렸다.
원래 이러려고 카디쿄이 온 거긴 한데ㅎㅎ
지난번에 먹었던 술집에서 술 값을 물어봤더니 500ml에 무려 100리라를 불렀다.
진짜 그 가격이면 그러려니 하는데(튀르키예에서 가게에서 먹는 술은 비싸다) 눈알 굴리는 게 아무리 봐도 100리라는 아닌 것 같아서 딴데서 먹었다.
여기선 결국 70리라!
충전기도 있어서 충전하면서 시간을 떼웠고 마지막으로 먼 거리 화장실 가고 싶지 않게 싹 다 비우고 버스를 타러 갔다.
11시! 드디어 파묵칼레로 출발!
야간버스여서 파묵칼레까지는 매우 긴 여정이 될 것 같다.
사실 버스에서 잘 못자서 혹시나 파묵칼레에 도착할 때까지 거의 못자서 컨디션 최악이면 어떡하지 했는데 12시 되자마자 곯아 떨어져서 다음 휴게소까지 풀 잤다ㅋㅋㅋㅋ.
승엽이 말로는 뒤에 여자애들이 노래 부르고 난리쳐서 잘 수가 없었다는데 나는 너무 달콤하게 잤어ㅎㅎ...
버스에서 화장실 가고싶으면 어떡하지?하는 우리의 우려와는 다르게 휴게소에 정말 자주 들렸다.
첫 휴게소에서는 치즈 토스트가 그렇게 맛있다고 꼭 먹어보라고 추천해 줬는데 아무리 봐도 여행업체랑 휴게소랑 컨택이 있었던 것 같다.
짭쪼름해서 먹을만은 했는데 왜 이걸 강추한지는 모르겠다.
좀 먹으니까 너무 느끼해서 마지막엔 남겼다.
주변을 보니 Koc대학에서 온 친구들이 많이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친한 애들은 거의 없어서 러시아 3명,스위스 1명으로 이루어진 여자 4인 무리와 중간중간 같이 다녔다.
근데, 난 영어가 정말 무섭다. 아직도...
7시 경 도착한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새벽에 토스트를 먹은지라 생각이 없었는데 이 이후로 다른 걸 못 먹을 수도 있고 직접 괴즐레메를 만드는 모습이 신기해서 셋이서 하나를 사서 나눠 먹었다.
완성된 모습은 이랬는데 맛은 비슷하진 않지만 굳이 비교하면 한국의 부추전 같은 느낌?
안에 들어있는 저 식물이 특히 부추전을 먹는 식감을 느끼게 해줬다.
그냥 먹기엔 심심하고 꿀을 샀었는데 거기에 찍어먹으니 먹을만 했다.
간단히 아침 요기하기에 좋았다.
원래 사진 보정하고 올리는데 여행 다녀온 뒤로 귀차니즘에 걸려서 그냥 올린다.
첫 일정은 파묵칼레였다. 11시쯤에 도착했어서 지금 가면 도대체 언제 점심을 먹을거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는 우리를 극한까지 배고프게 한 뒤에 밥을 먹였다.
만족도를 높이려는 계략인가...
우리가 설명듣는 걸 정말 싫어해서 가이드 아저씨 말은 잘 안 들었는데 예전 로마 시대에 강당으로 쓰였던 곳 같다.
보통 여기서 인생샷을 많이 찍어 오는데 우리도 가볍게 한 컷 찰칵 해봤다.
(보통 이구도로 많이 찍는다.)
인생샷을 건질만한 장소다.
인물샷 뿐만 아니라 나는 풍경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신나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간혹 이런 멋진 유적을 볼 때 카메라에 안 담기는 걸 아쉬워 하는데 헤라신전은 카메라에 잘 담길정도의 웅장함과 멋짐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파묵칼레!
너무 슬펐던 건 여기서 길어야 한 시간 정도 있었다ㅠㅠ.
이게 메인인 여행이데 고작 1시간이라 끝까지 내려가 보지도 못했다.
말한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튀르키예에 올 때 관광지라고는 여기밖에 몰랐고 여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오겠다고 다짐했다.
애들이 패키지로 가자고 할 때도 너무 잠깐 볼 것 같다고 나 혼자서라도 따로 가겠다고 한 나였는데 고작 1시간이라니ㅠㅠ. 너무 멀어서 또 갈 엄두는 안 나지만 나중에 연인이나 가족이랑 꼭 다시 올거다!
이게 유일하게 보정한 사진이긴 한데 실제로 봐도 우와!가 절로 나올정도로 예쁘다.
한 가지 흠이었다고 석회질이 많은 곳은 찰흙을 밟는 것처럼 부드러웠는데 없는 곳은 암석이 풍화에 의해 오돌토돌 깎여서 지압판을 밟는 느낌이었다. 진짜 아프다.
저게 다 석회질이어서 저렇게 하얗다.
보정하지 않은 사진에서도 눈에 띄게 하얗다.
우리가 갔을 때는 딱 저곳만 물이 차있을 정도로 물이 풍부하진 않았는데 우기 때 가거나 물이 가득 차있을 때 가면은 진짜 신비로울 것 같다.
아마 그때면 앉았을 때 몸을 다 담글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차는 것 같은데 우리는 무릎 높이까지도 물이 닿지 않았다.
얕은 곳은 저렇게 엉덩이만 닿을 정도로 얕다.
이 사진 보니까 정말 해맑네ㅋㅋㅋㅋ.
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바닥을 만져보면 석회질을 건질 수 있다.
부드러워서 촉감놀이를 하는 것 같다.
진흙만큼 점성이 높지 않아서 물에 씻으면 쉽게 씻겨 내려간다.
바지만 수영복을 입어서 시원하게 앉았다.
좀 더 위에서 찍은 사진이 다른 친구한테 있는 것 같다.
오른쪽 짤린 곳을 보면 설산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눈이 쌓인듯한 언덕이 있는데 앞에 연못과 같이 나오게 찍으면 멋있다.
이 사진은 파묵칼레 초입, 가장 위에서 찍는 걸 추천드린다.
위 보정한 사진을 찍은 곳과 동일한 장소다.
이 사진이 색감이 없게 나왔는데 물이 진짜 민트색, 파스텔톤 색이 난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니 튀르키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가길 추천드린다!
2시쯤 우리를 굶기고 굶겨 한 케밥집에 데려왔다.
스페셜 케밥이라면서 우리를 잔뜩 기대하게 했던 메뉴인데 손으로만 먹는 케밥이었다.
먹는 방법은 빵을 찢어서 그 빵을 손 대용으로 케밥을 싸서 먹으면 된다.
토마토와 양파도 같이 나와서 느끼할 때 먹거나 같이 싸먹기 좋다.
참치를 먹는듯한 느낌도 났는데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배고파서 그런지 여기서 그렇게 기대하게 만든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가격은 사악했는데 240리라였다.
16000원이 좀 넘는 가격.
본인들도 비싼 가격에 당황했는지 나중에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원래는 200리라였는데 그사이에 가격을 올린 것 같다고 자신들도 몰랐다고 미안하다 했다ㅋㅋ.
그만큼 튀르키예 환율은 실시간으로 박살나고 있고 물가는 실시간으로 오르고 있다...
이렇게 안에서 숯불에 굽는데 숯불에 굽는 케밥이 있다면 꼭 먹길 추천드린다.
지난 주 자흐 케밥도 숯불 케밥이었는데 숯불케밥이 전체적으로 맛이 좋다.
일반 케밥도 훌륭하지만 박수를 칠 맛이라면 숯불 케밥을 추천드린다.
저 안에서 소를 구운건지, 양을 구운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소인 것 같다.
양은 양 향이 안 날 수가 없어서...
밥을 다 먹고 디저트 가게에 간다길래 우리끼리 나와서 쇼핑을 했다.
우리가 밥을 먹은 곳이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정말 로컬 가격에 물건을 구할 수 잇었는데 이스탄불에서는 기본 2,3배 하는 기념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나는 소나무 꿀과 카페트를 샀는데 소나무 꿀은 500g에 50리라로 두 개를 구매했고 양탄자는 550리라(38000원)에 4개를 구입했다.
위에는 고급 카페트 중 하나로 이스탄불에서는 아무리 깎아도 400리라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250리라로 구매했다.
아마 내가 깎는 스킬이 좀만 있었으면 200리라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누나가 사오라던 카페트도 잘 구매하고 기념품도 샀으니 만족하는 쇼핑이었다.
쇼핑이 끝나고 슬슬 디저트 가게로 이동하려 했는데 전화가 왔다.
어디냐는 거였다.
우리는 너네 있는대로 가고 있다니 자기들 버스라고 빨리 뛰어오라 했다.
아마도 일정이 늦어졌거나, 먹고 싶어하는 애들이 없어서 바로 이동하려 했던 것 같다.
어쩌다보니 단독행동하고 약속시간에 늦는 어글리 코리안이 되어버렸다...ㅎㅎ
뭘 그렇게 급하게 갈 곳이 있나 했더니 패키지 여행의 꽃! 쇼핑센터로 우릴 데려왔다ㅎㅎ.
우릴 모아놓고서 지금 사면 50%할인! 아주 파격적인 혜택을 줬는데 우리는 교환학생들ㅎㅎ.
여기서 지낸 날이 며칠인데 현지 시세를 아는 우리는 50%를 할인해 줘도 비싼 걸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단톡에 누가 후기글을 캡쳐해서 올렸는데 할인해도 비싸니 사지 말라는 거였다ㅋㅋㅋ.
결국 아무도 안 샀는데 여기에 꽤 오래 있었어서 짜증났다.
먹고 살아야 하는 건 알겠는데 여기에 오래 시간 낭비하는 게 맞냐고...
하루가 정말 길다. 다음에는 무슨 공원에 갔다.
이 돌 반대편에 온천수가 올라오는 작은 분수가 있다.
만져보면 따뜻하기 보단 뜨겁다고 느낄만한 물이 올라온다.
처음에는 여기에 5분만 있겠다고 했는데 한 30분은 있었던 것 같다.
아... 진짜 숙소 좀 갑시다ㅠㅠ.
옆에서는 블랙베리즙? 잼? 같은 걸 팔고 있었는데 우리가 시식하니 주변 모두가 시식하려고 달려들었다ㅋㅋ.
시식으로만 반 병 넘게 쓰지느 않았을까.
뭐 가이드 아저씨가 족히 4병은 넘게 산 것 같으니 이득이겠지만.
결국 가이드 아저씨가 물건을 사려고 오래 있었던 거였다.
숙소는 이렇게 수영장 딸린 꽤 좋은 곳이었다.
낮에는 더웠지만 해 떨어지고는 들어갈 날씨는 아니어서 안 들어갔다.
못 들어가게 막혀있긴 했다.
옆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다른 탕이 있다.
안이랑 연결돼 있어서 왔다갔다 할 수 있는데 물이 따뜻해서 밖에 있어도 안 춥다.
이렇게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과 여행을 왔고 이건 갑자기 단체사진을 찍자해서 모두 한 컷 찍었다ㅋㅋㅋㅋ.
다른 사람들 사진은 최대한 안 올리려 했는데 뭐... 이건 다같이 동의를 받고 찍은 거니 되겠지.
독일 친구 한 명을 여기서 만났는데 다음날 여행에서도 종종 대화하고 마주쳤는데 끝까지 이름을 못 물어봤다.
이름이 뭐니 친구야...
온천수에서 바라본 노을.
해가 지고 있길래 핸드폰을 가져와서 한 컷 찍어봤다.
핸드폰으로는 담기지 않는 아름다움이지만 경치도 멋졌다.
하루종일 힘들게 돌아다닌 몸이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다.
온천에 좀 있다가 실내 수영장과 터키식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별 건 없었고 작은 실내 수영장과 사우나였다.
한국인인 우리는 습식 사우나에 아주 만족하고 계속해서 돌 위에 물을 올렸는데 몇몇 나라 친구들은 기겁을 하고 도망갔다ㅋㅋㅋ.
이것도 나라마다 반응이 다른 게 재밌었다.
술 사고 들어오다 본 피아노 치는 아저씨.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해서 한국에서 왔다하니 무려 아리랑을 쳐주셨다.
아쉽게도 그 영상은 나한테 없다.
당연하게도? 한국에 가봤다고 하는데 진짜 우리 왜이리 좋아하냐고요ㅋㅋㅋㅋ.
이 아저씨를 보고 나도 튀르키예를 사랑하고 언어를 진지하게 배워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8시쯤 저녁을 먹으로 내려갔다.
이게 첫 접시를 찍은 건데 저기서 요거트와 정어리 같은 생선, 그 옆에 이상한 거는 별로였다.
요거트는 그냥저냥 먹어도 밑에 두 음식이 진짜 비려서 바로 버렸다.
위에 계란말이도 그냥 맛없는 게 아니라 그냥 못먹겠어서 한 입도 안 먹고 버렸다.
그래도 고기나 연어는 맛있어서 몇 번 리필해 먹었다.
이쯤되면 내 입맛이 초딩입맛 인건지 전체적으로 한국인 입맛이 튀르키예 음식이랑 안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튀르키예에서 마음에 드는 건 디저트가 잘 되어있어 마무리는 좋았다.
10시부터는 지하에서 파티를 연다고 했다.
근데 우리는 늙은 건지 피곤해서 내려가진 못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 하고 마트에서 맥주를 좀 더 사와 방에서 마셨다.
시끄러운 음악에 정신없이 춤추며 어울리는 것보다 누워서 안주에 맥주 하나 하는 게 찐행복이라고 느껴지는 26이다.
샤샤라는 러시아 친구가 내려오라고 했지만 피곤해서 미루다 보니 아예 안 가게 됐다ㅋㅋㅋㅋ.
다음날 조식.
8시 반까지 모이기로 했느데 7시 45분에 내려가서 밥을 먹었다.
나는 든든하게 많이 먹고 민준이 먼저 올라가서 준비를 했다. 승엽이는 계속 자고.
아침도 나름 괜찮더라. 빵이 많아서 간단히 먹기 좋았다.
준비를 하다가 내가 배고 아파 화장실에 갔는데 여기서 좀 다툼이 있었다.
내가 화장실을 간 시각은 8시 24분.
씻은 사람은 민준이 혼자.
애초에 승엽이랑 나랑 아무리 빨리 준비해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배가 너무 아파 참을 수 없어 화장실을 간 건데 이게 못마땅했나 보다.
도저히 일어날 상황이 아니라 못 나오고 있는데 8시 30분이라고 빨리 나오라 하길래 애초에 애들이 빨리 모일리가 없다.(실제로 한참 뒤에 출발했다.)라고 한마디 했다가 크게 싸웠다.
나는 최대한 빨리 싸고 얼굴을 닦는 동안 승엽이 머리를 감으라고 문을 열었는데 이미 삔또가 상한건지 냄새가 나네, 왜 아직도 씻고 있냐며 불평불만을 하기 시작했다.
난 이때까지 빨리 준비해야 된다고만 생각해서 그런지 아무 짜증도 안 났다.
승엽이가 머리를 감으로 들어오고 계속 짜증을 내길래 빨리 머리 감으라 했다.
짜증 낸 거도 아니다ㅋㅋ 난 아무 생각도 없었고 빨리 준비해야 된다고만 생각했다.
근데 왜 니가 짜증내냐고 혼자 화나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문을 쾅 닫았다.
음... 가끔 보는 유형이지.
일단 나는 대화가 안 통하는 상대랑은 대화를 안 한다.
대화가 안 통하는데 대화를 시도해봤자 뭐하나.
진정하라고 하는데 내 말을 들을 생각은 안 하고 미친듯이 화나서 나가라고만 반복하길래 나도 ㅅㅂ하면서 얼굴에 폼클렌징만 씻어내고 나왔다. (보통 이런 스타일은 조금만 지나도 화가 가라앉기에...)
나도 화나 있는데 밖에 나오니 민준이가 보였다.
우리 오늘도 여행해야 하는데 우리 둘이 싸우면 민준이만 뭔 죄인가...하...
나도 화를 누그러뜨리고 승엽이가 나오자 싸워서 뭐하냐고 오늘도 여행해야 되다며 먼저 사과했다.
얘도 밖에서 담배 하나 피고 나오더니 화가 누그러졌는지 자기도 미안하다 했다.
가끔 진짜 어이가 없는 게 우리는 너무 사소한 걸로 싸우는 것 같다.
진짜 큰 일로는 이렇게 싸우지도 않는다. 애초에 손절하니.
참... 사람이랑 오랜만에 싸워보는 것 같은데 점점 어떻게 푸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그리고 먼저 사과하는 법을 배우고 화를 누그러뜨리는 법을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꼈다.
이 감정을 쓰고 싶어서 싸운 얘기를 길게 써봤다.
둘 째날은 3시간여를 달려 Ephesus에 도착했다.
역시나 설명을 듣기 싫어하는 우리는 처음에는 좀 듣는 척하다가 나중에 따로 떨어져 나와 사진을 찍었다.
한참을 찍었다가 봐도 설명을 하느라 몇 발자국 못 가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사진이 가장 유명한 곳 같은데 내가 찍은 위치에서 많이들 사진을 찍어간다.
가이드 아저씨도 여기가 포토스팟이라고 알려줬다.
근데 하도 여러명이 찍으려 해서 우리는 단체샷만 찍고 나왔다.
독일 친구는 사진 찍어줬는데 잘 간직하고 있으려나.
대신 우린 밑에 내려와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이 이렇게 나와서 그렇지 저 입구는 정말 크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슬람 유적 말고 이런 기독교나 천주교 유물은 튀르키예 정부에서 따로 관리를 안 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 가보면 모든 유적과 건물들을 직접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다.
우리로서는 ??싶지만 생각해보면서 경복궁이나 전주 한옥마을을 직접 가고 만져볼 수 있는 거랑 같은건가.
하여튼 멋있긴 한데 이런식으로 관리하면 금방 휍손될 것 같긴하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오른쪽 문으로 나가 계속 걸으면 이런 거대한 과장이 나온다.
어제 헤라신전과 같은 곳으로 파묵칼레와 에페스에 총 두개가 있다.
여기가 더 크다고 했던 것 같고 실제로도 더 크다.
에페스에 오기 전에 헤라신전보다 훨씬 작은 곳을 보고 와서 거기서는 에게? 했는데 여기는 확실히 크다.
카메라에 담을 자신이 없어서 동영상으로 한 바퀴 돌려 찍었다.
한 커플이 우리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씁... 솔로 서러워서 살겠다.
처음에는 파물칼레&에페스? 이동경로만 길고 너무 비효율적인 거 아니야? 싶었는데 에페스도 아주 멋진 곳이어서 시간만 되면 보면 좋겠다.
그래도 파묵칼레 1시간은 선 넘었다...
그리고 도착한 마지막 장소이자 점저 장소.
시린체는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이 동네는 모두 와인을 판다.
우리도 저녁을 먹고 와인 테이스팅을 하러 돌아다녔다.
먼저 이곳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패키지 여행가격엔 포함되지 않아서 사먹었다.
내가 먹은 게 110리라였는데 크림파스타라길래 까르보나라 생각하고 시켰는데 전혀 그런 맛은 아니었다.
일단 내가 느끼한 걸 좋아하지 않은데 이건 까르보나라보다 느끼했다.
양도 많은 것도 있지만 결국 느끼해서 다 못먹고 남겼다.
밥을 다 먹어가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등장해서 한국말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가끔 이럴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 돈을 얼마나 쓰고 다닐까 궁금해진다.
아저씨는 한국어를 따로 배운 것도 아니고 한국 사람들이 와인을 사러 많이 오니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터득했다고 한다ㅋㅋ.
놀라운 건 자기 한국이름이 김유신이라고 했다.
우리가 김유시? 왜지? 하는 표정을 짓자 김유신 장군님!이라고 말했다ㅋㅋㅋ 놀랍다...
이것도 한국사람이 알려줬댄다.
우리가 패키지로 와서 테이블에 빵이 모두 세팅돼 있었고 이 가격도 60리라로 밥값에 포함돼 있었는데 쿨하게 이건 안 받겠다고 했다.
우린 한국어를 쓰는 튀르키예인을 만난 것도 신기하고 밥 값을 빼준 것도 고맙고 애초에 밥 먹고 와인 테이스팅을 하려 했어서 아저씨네 가게로 갔다.
바로 옆집이었고, 패키지 여행에 포함돼 있는 무료 와인 테이스팅 집도 이집이었다.
가기 전에 개랑 좀 놀았는데 처키라는 이름의 개였다.
애교도 많고 사람 손 좋아하니까 가면 놀아주길 바란다.
큰 개도 있는데 여기서 기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걔도 사람손을 그리워 하니 많이 만져주길.
뼈다귀를 직원분이 던져줬는데 그렇게 좋아하더라는...
아저씨네 가게에 가서 정말 짧은 시간에 홀린듯이 와인을 마셨다.
오디, 석류 등 다양한 과일와인을 맛볼 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다 그 과일맛이 났다.
가게에는 중국인도 있었는데 아저씨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했다.
역시 장사수완이 진짜 뛰어나다...
본인 말로는 중국어보다 한국어를 더 잘한다고 한다.
쨌든, 정시 없이 와인맛을 보다보니 각자 입에 잘 맞는 과일맛이 있었다.
그래서 승엽이는 오디와인을 하나 사고 나랑 민준이는 반반 내서 석류 와인을 하나 샀다.
아저씨 말로는 한국인이라 싸게 주는 거라 했는데 이건 뒤에서 추가로 말하겠다.
와인을 사고 나니 시간이 좀 남았다.
할 것도 없어서 주변 마을을 좀 구경했다.
다들 와인을 파는 곳이었다.
왼쪽 말고 가운데 있는 게 다 우리가 마신 와인이다ㅋㅋㅋㅋ.
여기 뿐만 아니라 다른 데에서도 마셨는데 메론, 수박, 딸기, 파인애플, 배 등등 진짜 다양한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 또 말하지만 진짜 그 과일맛이 나는 게 맛있고 말고를 떠나 정말 신기했다.
이 아저씨네에서는 저렇게 마시고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그냥 나왔는데 실망한 표정이 참...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와인집을 돌아다니다 한 가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기 와인은 와인병에 Sirence라는 이름이 꼭 들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도수가 낮으면(8.5도) 200리라, 높으면(14.5) 400리라인 게 국룰이라는데 내가 산 와인을 보면 Sirence가 안 쓰여있다...
아저씨가 그런 와인은 여기뿐만 아니라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내 와인을 보면서 떫떠름한 표정을 지었다ㅠㅠㅠㅠ.
환불도 할 수 없고 장사수완 만렙 아저씨한테 당한거다.
그 와인이 마트에서도 비싸게 팔리는 와인인지는 모르겠지만 후... 굳이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와인을 400리라나 주고 Sirence에서 사다니...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승엽이랑 또 반반 내서 200리라 짜리 망고와인을 샀다ㅋㅋㅋㅋ.
맛이 진짜 신기한 게 망고 맛이 은은하게 나면서 맛있다.
Sirence에 왔는데 Sirence 와인을 맛 봐야 하지 않겠나!
나 진짜 극한의 가성비 여행만 추구하는데 갑자기 최근에 고삐가 풀린 것 같다.
돈 씀씀이가 커졌는데 다시 돌아가면 봄방학 때까지 여행 안 다니고 돈 버는데만 집중해야지!
나는 학교에서 매달 33만원 정도 돈을 주는데 무휴학 파견이라고 휴학 상태가 아니라 이번달에도 용돈을 받았다ㅎㅎ.
아마 그래서 갑자기 이렇게 쓰지 않을가 생각이 드는데... 진짜 다음 여행 전까지는 극한의 돈 다이어트다!
시렌체를 마지막으로 다시 이스탄불로 출발했다.
중간에 멈쳐서 쉬고 간단한 저녁을 먹기도 했지만(또 그 토스트 먹었다. 이번엔 소세지 토스트) 나라가 넓다보니 1시쯤 이스탄불 메디아쿄이에 도착했다.
하... 그래도 도착했구나.
여자 4인방 친구들과 한국인 우리 셋, 총 7명이서 큰 벤을 하나 불러 기숙사로 출발했다.
그렇게 다 끝났구나! 수고했다 하고 있는데...
이거 누구 짐이야??
단톡방에 한 사진이 올라왔다.
처음에는 글만 보고 누가 짐을 두고 왔나보네. 했는데... 내꺼였다ㅋㅋㅋㅋ.
허엉... 파묵칼레에서 산 기념품이다.
이글을 쓰고 있는 목요일. 이제 금요일이네. 지금까지도 다시 못찾으러 갔다.
다행히 여행 보조원으로 같이 간 친구가 버스회사랑 말해놔서 버스 본사 창고에 보관해 놓았으니 언제든 찾아가라 했다.
빨리 찾으러 가려 했는데 갑자기 이스탄불 날씨가 개떡 같아져서 찾으러 가질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진짜 찾으러 가야지ㅠㅠ.
그렇게 끝날듯 하면서 아직 안 끝난 파묵칼레 여행이었다.
월~수까진 아무 내용 없는데도 역대급으로 긴 것 같네.
이번주에는 쓸 게 없으니까 미리 많이 썼다 생각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