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빨래

by 은주

마음이 상해서
냄새가 난다
색깔도 변했고
모양마저 구겨졌다.

버려야 하는데
차마 떠나보낼 수가 없다.

마음을 줬는데
미움이 남은 건
어떤 이유일까?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응어리를
저 빗속에 던져본다.

쏟아지는 빗물에
박박 씻어 내고
탈탈 털어 내어
햇볕 좋은 날에
바람 부는 날에
바짝 말려보자

한결 가벼워진 그것이
파란 하늘에
춤을 추듯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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