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by 정작가


이 장의 처음 시작부터 톨스토이는 현대 사회의 예술이 허위에 빠지게 된 원인에 대해 기술한다. 그 원인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 계층인 상류 계급 사람들이다. 이들이 기독교의 교리가 가르치는 신앙을 잃은 나머지 교회적 신앙의 형식을 믿는 것처럼 가장하고, 무신앙을 대담스럽게 선언하고 그리스식 미의 숭배로 되돌아가거나 이기주의 합리성을 종교적 교리로 떠받들든지 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사실 톨스토이가 살았던 시대의 정확한 역사적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다. 또 모든 잘못을 지나치게 상류 계급 사람들에게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그들의 힘을 드러내 준다는 측면에서 보면, 비판적인 견해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그런데도 톨스토이가 이들에게 비판의 메스를 들이대는 것은 당시 그들의 영향이 엄청 컸기 때문임을 유추할 수 있다.


상류 계급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보면, 그들 존재 자체를 우월감을 띤 존재로 착각하여 만든 세계관, 이를테면 복고의 이상, 신비주의, 헬레니즘, 초인설 등을 고안한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행복은 모든 사람이 형제처럼 결합되어 있다’는 진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톨스토이는 성토한다. 그리고, 상류 계급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 종교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은폐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세상의 흐름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예술 자체도 현대의 진정한 이상을 지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뒤의 문맥을 보면, 톨스토이가 말하고 있는 진정한 이상은 ‘사람들을 결합해서 동포적 결합을 촉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단서 조항이 있다. ‘사람들이 쾌락을 예술의 목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은 그릇된 미학 이론을 포기하기만 한다면’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결국 톨스토이에게 있어서 진정한 예술은 종교적 자각을 거친 보편적인 가치의 토대 위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진정한 예술을 판단하는 척도로 톨스토이는 그것이 ‘내적 요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이익의 추구’에 의한 것인지 판단해 보라고 한다. 이런 진짜와 가짜의 논쟁은 그것이 생활 속에 도입된 새로운 감정인지, 아니면 인간을 타락시키는 탐욕과 인간 정신의 이완인지 구별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잘 인식해서 우리를 침식하고 있는 타락한 예술의 탁한 흐름에서 뛰쳐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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