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맥케이브
짐 맥케이브가 심리학자의 길을 마감하고, 부인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로 하고 뛰어든 사업은 비디오 대여업이었다. 문제는 이런 비디오 대여업이 일반 상점에서도 성행할 만큼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였다는 데 있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질적으로 우수한 영화 비디오를 대여하기는 어렵지 않았고, 그런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보통 비디오 대여업자들이 가던 길을 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 우회로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최악의 영화만을 모아놓았습니다.
그들이 비디오 대여업을 오픈한 후 진열대 한구석에 써놓았던 홍보 문구는 사업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주었다. ‘영화관에서는 좀처럼 상영하지 않는’ 영화 비디오를 들여다 놓는 것이었다. 영화라는 분야는 마니아층이 분명 존재하기에 반드시 우수한 영화를 보라는 법은 없었다. 오히려 영화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영화를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손님들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들의 사업은 단순히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무료 전화로 주문만 하면 전국 어느 곳이든 우편을 통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연스럽게 전국적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예측은 적중했고, 한 해의 우편 대여로 벌어들이는 수입만 5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남들이 흔히 하던 비디오 대여업에 발길을 내디뎠지만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누구나가 찾는 우수한 영화 대신 마니아층에 어울릴법한 영화를 선별하여 보유했고, 단순히 지역 판매만이 아니라 우편 대여 방식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여 고객층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한 가지 사업을 하더라도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승산이 없다. 모두가 가는 넓은 길대신 좁은 길을 택한 전략으로 짐 맥케이브는 비디오 대여업에서 새로운 신화를 썼고, 남들보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스티브 잡스가 기존의 휴대폰에 아이디어를 더해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출시했던 것처럼 짐 맥케이브도 기존의 비디오 대여 시장의 한계성을 절감하고, 그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사업 방식을 통해 레드 오션의 영역을 블루 오션의 영역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