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가이드 4

SF / 전홍식, 김창규 / 북바이북

by 정작가


SF는 Science Fiction의 첫 영문 이니셜을 결합한 단어이다.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단어의 본질적인 의미를 개인적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그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일깨워준다.


흔히 SF 하면 우주, 로봇, 시간 여행, 컴퓨터, 가상현실 같은 것을 떠올리지만, 이들은 모두 ‘과학적 상상력’을 위한 소재이자 도구일 뿐, SF의 본질은 아니다 …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과학적 상상력’이 곁들여져 있다면, 그것이 가공의 세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렇듯 명쾌한 장르 접근을 통해 본질을 파헤쳐 가는 저자는 SF와 과학, SF와 상상, SF와 판타지를 비롯하여 급기야 하드 SF와 소프트 SF의 차이를 규명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간다.


하드 SF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의학, 공학 같은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엄격한 이론 설정과 묘사를 통해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구현한 작품을 가리킨다.


소프트 SF는 정치학이나 사회학, 역사학, 심리학 같은 사회 과학을 기반으로 만든 SF를 가리킨다.


이런 정의를 통해 웹소설의 한 장르로서 SF에 접근한다면 그동안 애매한 해석에 머물렀던 SF에 대한 막연했던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2장에 이르면 SF의 하위 장르에 대해 다룬다. 명칭조차도 생소한 스페이스 오페라, 퍼스트 콘택트물이라는 하위 장르를 접하게 되면 대략적으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시간 여행 SF, 대체 역사, 아포칼립스 & 포스트 아포칼립스, 사회파 SF, 로봇과 인공 지능, 초능력과 초인, 사이버펑크와 가상현실에 대해 설명한다. 다소 난해한 용어이다 보니 그에 해당되는 작품들을 소개해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다.


SF의 기원을 제대로 알려면 3장 SF 역사에 주목하면 된다. 이를테면, 메리 셀리의 <프랑켄 슈타인>은 공포소설이었지만 후세의 평론가에 의해 선구적인 SF로 평가받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절하게도 SF 탄생 이전, SF의 탄생, SF의 여명기를 비롯하여 황금시대의 도래, 뉴에이지의 도래와 사이버펑크, SF의 시장의 변화 등에 대해 다루고 있어 SF의 배경지식을 아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또한 4장에서는 SF와 미디어에 관련된 부분을 기술하고 있어 SF가 영화, 만화, 게임콘텐츠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한국의 SF와 SF의 장르 가능성을 타전해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부록 형식으로 마련된 ‘SF 작가에게 듣는 SF 쓰는 법’이라든지 ‘SF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들’을 보면 소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의 요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웹소설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르로 자리 잡은 로맨스와 판타지와 달리 SF는 과학적인 지식을 필수적으로 섭렵해야 할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저자가 주창하는 것처럼 ‘과학적 상상력’에 기댄다면 다른 장르의 웹소설처럼 무난히 창작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요즘 세대에서 게임은 필수적이다. 그런 게임과 가장 유사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SF라고 한다면 앞으로 웹소설에서 성장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라 사료된다.


웹소설에서 장르를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SF는 제법 생소한 장르라 접근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웹소설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과학적인 지식에 국한되지 않고 나름의 과학적 상상력으로 로맨스나 판타지에서 미처 보여줄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 뒤표지의 홍보문구처럼 ‘기발한 상상력과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은 SF의 모든 것’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웹소설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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