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 김봉석, 이상민 / 북바이북
미스터리는 다소 생소한 장르다.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도 접한 적이 있긴 하지만 아주 오래전 일이다. 그러고 보면 미스터리 장르 소설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것이 맞다. 아니 소설 자체를 읽은 기억들이 거의 전무한 것을 보면 장르를 따질 게재도 못된다. 그렇더라도 점차적으로 소설에 대해 알아가는 단계이니 지난 로맨스와 판타지에 이어 다시금 미스터리로 보폭을 넓혀가려는 의지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선 용어의 정의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서두를 보면 대략적으로 미스터리에 대한 정의를 알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형식의 소설을 서구에서는 디텍티브 스토리(detective story)라고 불렀다. 직역한다면 탐정소설이 된다. 이후에 미스터리(mystery)와 크라임 노블(crime novel)이 주로 쓰이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미스터리는 말 그대로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것을 뜻’하는 셈이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용어가 눈길을 끈다. 본격 추리와 사회파 추리가 그것이다. 이런 용어 자체를 들어본 것도 처음이다. 개략적으로 책에서 쓰인 내용을 정리해 보면, 본격 추리는 철저하게 논리적인 게임으로 구성되며, 독자와 작가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반면 사회파 추리는 사건을 해결해 가면서 동기를 찾아내고, 왜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사회적·역사적 근원을 파헤쳐 간다는 점이 다르다.
미스터리 장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어딘가 이상한 상황과 인물, 범죄를 풀어가는 과정, 미스터리가 선사하는 긴장과 쾌감 등을 통해 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스릴러는 미스터리와는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봐도 무방하다. 미스터리가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라면, 스릴러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고로 스릴러는 대부분의 장르와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스터리의 역사를 보면 범죄의 진화된 속성을 알 수 있다. 또한 냉혹한 세계의 단면인 하드보일드적인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하드보일드의 재미는 폭력과 사건의 내막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하드보일드의 진짜 재미는 암울함을 드러내는 끈끈한 묘사와 등장인물들의 의미심장한 대사와 심리라고도 할 수 있다.
하드보일드라는 용어의 탄생 과정은 네이버 지식백과를 보면,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 탄생했다는 것을 보면 개념이 확장된 것으로 이해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추리소설하면 일본을 빠뜨릴 수가 없는데, 왜냐하면 미국 다음으로 많은 미스터리 작품이 발표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책에서도 상당 부분 일본 추리소설의 역사와 현재의 위상 등을 고찰하는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미스터리는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로맨스와 판타지 장르가 상상력에 기반을 둔 소설의 장르라고 한다면 미스터리는 말 그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인간 행동의 양태에 대해 다룬다고 해도 거칠 것이 없다. 기술의 발달과 수사의 진화는 더욱 이런 종류의 소설들을 양산하게끔 충동한다. 현실을 반영한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타전해 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5장에서는 한국에서 미스터리 장르의 가능성에 대해 고찰한다. 그동안 추리소설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작가들이 활동하긴 했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성장 동력은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미국 범죄 드라마나 영화에 익숙해진 측면이 있다면 한국 고유의 미스터리와 스릴러물을 계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남겨진 과제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외에도 작법으로 ‘미스터리 작가에게 듣는 미스터리 소설 쓰는 법’이라는 장도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록으로는 ‘미스터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목록이 있어 미스터리 마니아들에게는 금과옥조와 같은 정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설 읽는 것 또한 습관으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지 장르의 소설에 대해 보폭을 넓힌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웹소설을 탐구의 관점으로 접근하다 보면 낯선 장르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