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플라톤 / 육문사

by 정작가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비롯하여《크리톤》《향연》《파이돈》 등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플라톤으로 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유명한 철학자이다. 플라톤은 화이트헤드가 언급하다시피, 플라톤 이후에 나온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할 만큼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철학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신의 존재를 거부하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선 뒤 그의 변론 과정을 기술한 책이다. 여기에는 시대 상황에 따른 정치적인 이해와 혼돈의 기로에선 소크라테스가 그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자신을 변론하는 장면이 시종일관 펼쳐져있다. 철학의 대가답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배심원들을 향해 거침없이 내뱉는 변론은 그의 운명을 더욱 백척간두의 상태로 몰아가지만 그래도 그의 거침없는 변론의 항해는 그치질 않는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사형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혀 있을 때 그의 탈주를 돕기 위해 친구인 크리톤의 회유과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그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다양한 논리를 들어 그가 탈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파이돈》은 사형집행 전, 즉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기 전 친구와 제자들과 나눈 철학적인 토론에 관한 기록이다. 사형 집행을 앞두고 처연하게 토론을 나누는 장면과 죽음조차도 철학적인 견지에서 해석하여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아쉬움 없이 독배를 마시는 장면에서는 위대한 철학자의 풍모를 그대로 드러낸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이 소크라테스의 재판 과정에서 독배를 마시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의 중간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향연》은 아가톤의 집에서 벌어진 축하연에서 일종의 에로스론(Eros論)을 전개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육체적인 사랑에서부터 정신적인 사랑에 이르기까지 철학적인 진실을 담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연설은 백미 중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플라톤의 4대 복음서라고 일컬어지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향연》《파이돈》으로 이루진 책으로 플라톤 철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이 EBS TV 강의에서 언급하기도 한 이 책은 과연 추천받을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서적인 충격을 안겨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들은 결코 이 책을 이해하고, 소화했다는 것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향연》은 몇 번을 다시 새겨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난해하고 현학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도 억지로 구겨 넣듯이 책을 읽었던 것은 제대로 고전 한 권 읽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해방되고, 비로소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고전 읽기의 항해에 첫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의 의미를 성급히(?) 부여하고픈 욕망에 사로잡힌 이유도 있다. 모든 고전이 마찬가지겠지만 한두 번의 독서를 통해 그 의미를 온전히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더라도 어려운 고전을 한 권 읽었다는 뿌듯함만은 기쁨으로 간직하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고전 읽기를 통해 사고의 체계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면, 고전 읽기는 고역이 아닌 진정한 지혜를 찾기 위한 여정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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