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기술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 arte

by 정작가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침묵을 지킬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처럼 간결한 표현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 금언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자기표현 욕구를 억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말이 많은 편이다. 중요한 말보다는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다. 인생을 살면서 진지할 때도 있어야 하지만 때론 긴장을 풀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생각에 말이 많아지는 것 같다. 말이 많다 보니 때론 부질없는 언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 것 아닌데도 니 말이 옳으니 내 말이 옳으니 하며 논쟁을 한적도 부지기수다. 때론 그렇게 다투다 남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명하게 말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말을 하지 않고도 표현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말수를 줄여야 한다는데 침묵의 가치에 대해 안다면 어리석은 행태를 반복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침묵의 기술>은 침묵에 관련된 책이지만 단순히 말의 침묵에 대한 기술을 가르치는 책만은 아니다. 말의 연장선상인 글에 대한 침묵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현재 관점으로 약간 이해하기 힘든 대목도 있다. 책이 출간된 시기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인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는 지금부터 300년 전에 태어난 인물이다. 책날개의 소개 글을 보면 세속에 적을 둔 사제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사제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을 고리타분한 책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현재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에서 어색한 부분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지은이가 성직자인 만큼 종교적인 색채가 가미되었다는 사실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더라도 침묵의 가치를 깨닫는 데 있어 이만한 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한두 번 읽고 끝낼 책이 아니라 성서처럼 늘 머리맡에 두고 새겨도 부족하지 않을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뒷날개에 보면 ‘침묵의 14가지 원칙’이 나오는데 이 내용만 깊이 새기고 실천하더라도 말로 인해 불상사를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요즘 인터넷이나 SNS를 보더라도 부적절한 말과 글로 인해 빈축을 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자유로운 표현의 장이 막말과 악플로 도배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무절제한 표현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고,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면 차라리 침묵하느니만 못하다. 그런 측면에서 <침묵의 기술>은 그동안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표현만 할 줄 알았던 세태에서 침묵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텍스트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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