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詩學)

아리스토텔레스 / 문예출판사

by 정작가

이 책 <시학>은 가장 대표적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위시하여, 호라티우스의 《시학》, 플라톤의《시론》, 롱기누스의 《숭고에 대하여》가 합본된 책이다. <시학>은 아무래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역사성이나 내용, 할애된 지면 등을 감안할 때 대표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시학》은 비록 상당 부분이 망실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역자의 말처럼 ‘인류 최초의 과학자에 의하여 저술된 문예 비평에 관한 최초의 저술’이란 점에서 후대에 끼친 영향은 크다고 하겠다.


<시학>을 읽다 보면 느끼겠지만 주석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고대의 문예론을 담은 책이니만치 방대한 배경 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그런 배경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대상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차라리 역자의 서문을 읽는 것이 이 책 전체의 이해도를 향상하는 합리적인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은 그 제목처럼 시론이 아니다. 당시 그리스 문학에서는 비극의 비중이 컸던 이유로, 역자가 밝혔다시피, ‘드라마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합당할 정도이다. 그러니《시학》에서 등장하고 있는 ‘모방’ 및 ‘카타르시스’에 대한 개념만이라도 이해하려고 접근한다면 나름 의미는 있을 것이다.


호라티우스의《시학》, 플라톤의《시론》, 롱기누스의《숭고에 대하여》또한 한두 번을 읽는다고 해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성질의 작품들은 아니다. 고대에 쓰여졌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번역으로 인해 그 뜻이 본의 아니게 왜곡된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분적으로 망실된 부분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완전한 텍스트라고 하기에는 흠이 있다. 그런 만큼 역사적으로 이런 사료가 존재했다는 것에 가치를 둔다면 여기에 써진 시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중압감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시학>을 통해 고대 문예 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 현재의 글쓰기 작업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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