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유어 월드

제임스 홉스 / 아트북스

by 정작가

미술에 문외한이더라도 스케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흔한 미술 도구인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이라면 당연히 스케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스케치 유어 월드>는 바로 그런 스케치에 관련된 다양한 접근 방법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가장 기초적인 습작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소묘, 크로키, 데생, 스케치 등이 그런 작업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용어들을 접할 때면 아직도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스케치는 채색된 그림을 그리기 전에 수행하는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여태까지 알고 있었던 스케치에 대한 개념은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스케치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스케치 유어 월드>에서 보여주는 그림들은 언뜻 보면 명화라고 하기엔 부족한 것들이 많다. 명화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는 말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림 자체가 엉성하게 느껴지는 것은 스케치라는 속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그림들에서 느껴지는 적확하고 정제된 듯한 인상보다는 그저 미완성된 낙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스케치된 그림을 보면 묘한 마력이 느껴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삽화들을 보면 주변 풍경들을 그려놓은 것이 많다. 꼭 명승지나 경치 좋은 곳만이 스케치의 대상이 아님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풍경들이 많다. 그만큼 스케치의 대상은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스케치 유어 월드>에서는 드로잉에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선, 구도, 색채 등 일상의 풍경들 속에서 충분히 우려낼 수 있는 스케치의 매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려는 의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스케치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은 그에 합당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케치 팁도 수록되어 있으니 시대의 변천에 맞는 방식으로 스케치에 도전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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