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의 마법, 수채화

헤이즐 손 / 소네트

by 정작가

그림을 그린다면 수채화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간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초보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몇 가지 색만으로 뛰어난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수채화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수채화라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다. 혹자는 유채화보다 더 그리기 어려운 것이 수채화라고도 한다. 유채화는 덧칠을 통해 수정하기가 쉽지만 수채화는 한 번 붓을 잘못 놀리면 그대로 그림을 버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수채화의 특성을 알고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 아무래도 예기치 못한 실수에 대처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수채화 이론서 한 권 읽지 않았던 것은 불찰이다. 막상 수채화를 시작할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채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 된 책 한 권 읽기를 고대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겨우 수채화 관련 책을 한 권 읽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라면 몰라도 계속 그림을 그린다면 제대로 알고 그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이 책, <종이 위의 마법, 수채화>를 고르게 된 것은 뛰어난 안목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채화 첫 이론서치고는 제대로 된 책을 골랐다는 느낌이 든다. 그 이유는 책을 몇 장만 넘겨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림만 보더라도 흔히 보던 수채화 그림과는 격이 다르다. 현학적이지 않은 이론은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물론 기존에 수채화를 그리던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그림책을 보듯 부담 없이 넘겨보면 된다. 집중해서 본다고 하더라도 한 시간 남짓이면 책 한 권을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책에 수록된 그림들은 다양하다. 정물, 인물, 동물, 풍경 등 수채화에서 다룰 수 있는 분야의 작품들을 수록해 놓아서 그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동물화에 꽂혔다. 단 몇 가지 색만으로 육중한 하마나 코끼리 같은 동물들을 무게감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수채화는 안료와 물을 섞어 쓰는 방식으로 그리는 그림이라서 물 조절이 중요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번짐 현상을 이용한 ‘웻인웻’ 기법이 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기법은 창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예술적인 표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채화 최고의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또한 빈 도화지의 흰색 부분을 활용해 빛을 표현할 수 있는 여백의 미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투명함이 매력인 수채화의 미를 한껏 발산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 위의 마법, 수채화>는 수채화에 관심을 가진 누구라도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굳이 이론을 몰라도 그림책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또한 수채화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그림을 잘 그리려고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간결한 이론 설명과 예제로 활용되는 풍부한 그림들이 수채화의 가치를 한층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드로잉의 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