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저우신위에 / 미디어숲

by 정작가

‘수많은 실험과 연구 끝에 찾아낸 돈과 인간 심리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돈과 관련된 심리, 사회생활, 소비행위, 가정생활, 도덕적 평판 등으로 분류하여 일상 속에서 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단순히 저자의 생각과 관점에서 관념적으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실험과 연구에 근거하여 데이터를 추출한 만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신뢰성에 무게를 둘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해외 주식 상승과 가상화폐 투자 붐을 보면 과연 인간의 삶 속에서 돈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는 것처럼 너무 돈, 돈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삶의 가치를 잃고 만다. 그런 측면에서 책의 겉표지를 넘기면 바로 드러나는 문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 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 - 니체


사실 돈은 교환의 도구다. 현재도 그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요즘 돈의 속성을 살펴보면 단순히 교환의 도구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저자 또한 ‘돈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고까지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돈을 그저 단편적인 도구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요즘 시대에는 돈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면서도 정작 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은 가정, 직장, 사회, 종교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어 있다. 차라리 돈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돈으로 인한 폐해 또한 열거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면서도 국가는 물론 가정, 심지어 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교육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는 다소 어렵긴 하지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돈에 대해 접근하는 텍스트로서 여태껏 가졌던 돈에 대한 가치관을 모조리 무너뜨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격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나는 돈의 주인인가, 노예인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돈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의 심리를 통해 과연 어떤 식으로 돈에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지 그 궤적을 추적한다. 돈은 관계를 흥하기도 망하게도 한다. 이런 돈과 관련된 인간관계를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중국 고시(古詩)를 보면 누가 보더라도 돈 속에 숨겨진 비밀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가난한 부부는 모든 일이 문제로다


이토록 돈에 관한 방정식을 명징하게 드러내주는 문구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가정의 주체인 부부조차도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은 자본주의적 사회를 고착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은 바로 1장 돈과 심리의 세 번째 소제목인 ‘돈을 좇다 보면 재미없는 인간이 된다’는 대목에서다. 돈은 흥미를 잃게 하고, 돈과 행복은 한꺼번에 얻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런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다음 구절을 살펴본다면 분명 공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돈이 생기고 나면 소소한 행복은 만족감을 얻는 데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계속해서 더 강렬한 자극을 받아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치 같은 롤러코스터를 열 번 타면 무섭기로 소문난 롤러코스터라도 더는 짜릿함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것과 같다.


수입의 증가는 행복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례는 많다. 그런 반면 돈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장에서 살펴보면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진통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일면 설득력은 있다. 이외에도 ‘돈은 자기중심적으로 만든다’, ‘돈은 마약과 같다’는 등의 다소 파격적인 주장도 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결과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주장을 모두 보편타당하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비록 실험과 연구로 밝혀진 것이라도 얼마든지 다양한 사람들과 상황이 바뀐다면 그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장 돈과 사회생활에서도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인간의 심리적인 실체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흔히 알고 있었던 기부에 관련된 생각 또한 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 가는 것을 목도할 수 있다.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를 읽어가는 동안 돈과 관련되어 심리와 사회생활, 소비와 가정생활, 도덕적 평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은 뜻깊은 일이었다. 실제로 최근 투자를 통해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면서도 과연 이런 삶이 행복한 것일까 하는 의문에 빠졌던 것은 돈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긴 하지만 정작 돈이 충족된다고 해서 행복한 삶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실험과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알게 된 돈의 속성을 통해 그동안 막연히 돈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씻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또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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