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마사토 / 다산3.0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부자의 그릇>은 유명한 라이프해커자청이란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제대로 된 돈 공부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게 된다.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 이라든지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이란 책들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읽은 책들이다.
<부자의 그릇>은 자기 계발서 형식을 띠고 있지만 장르는 소설이다. 백화점 앞 분수광장 벤치에 앉아있던 소설의 주인공인 '나'가 한 노인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돈에 대한 의미를 파헤쳐 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돈이 만능은 아니지만 돈을 다루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이 책은 주인공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통해 어떤 식으로 돈에 대한 접근을 해야 할 것인지 교훈을 준다.
로또복권에 당첨된 많은 이들이 불행한 운명의 궤적을 밟았던 흔적을 매스컴을 통해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큰 행운의 주인공이 되고도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은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하는 궁금증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그렇게 추론한 것이 바로 '돈을 담을 수 있는 역량'이었다. <부자의 그릇> 또한 그런 맥락에서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돈을 다루는 능력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돈을 신용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돈이 생긴 유래가 신용에서 기원한다는 것은 돈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네가 상대를 믿지 않으면, 상대도 자네를 믿지 않아. 신용이 돈으로 바뀌면, 믿어주는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재산이 되지."
돈의 속성은 주인공이 노인의 말을 반추하고, 요약한 대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 인간이 돈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중 대부분은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으로 인해 일어난다.
-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 즉 상한과 하한이 다르다(최적의 온도가 있다)
- 돈을 다루는 능력은 많이 다뤄봐야만 향상된다.
-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 돈은 신용이 모습을 바꾼 것이다.
저자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소설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해 간과했던 속성과 돈을 다루는 능력에 대해 안정된 필치로 작은 울림을 준다. 소설 속에서 멘토 역할을 하는 노인의 조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바로 이 구절이다.
"빚은 돈을 배우는 데 아주 좋은 재료이다."
실질적으로 돈에 관한 관념이 바뀐 것은 개인적으로 파산에 준하는 경험을 겪고 난 이후였다. 세상에서 부에 대한 시선은 차가우면서도 정작 돈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잣대는 그동안 돈에 대한 생각에 혼돈을 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 이후로 돈은 결코 터부시 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채 또한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말이다.
<부자의 그릇>은 돈을 숭상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돈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돈을 다루는 능력을 향상해 삶을 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조언을 줄 뿐이다. 소설 속 주인공과 노인의 대화를 통해 돈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이 책에 접근한다면 아마도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가슴속 깊이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진실로 남을 위해 돈을 쓸 때 그 돈은 10배 이상으로 돌아온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