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완 / 아템포
도서관이 일반인들에게 교양을 증진시키는 역할에서 점차 수험생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인 소양을 쌓기 위해 도서관을 찾기보다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이나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 모두들 이렇게 학교 성적이나 스펙을 위해 혹은 취업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회사의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도서관의 신화가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을 쓴 김병완 작가이다. 부제에서 밝힌 것처럼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는 저자가 11년 차 평범한 직장인에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 1000일간의 소회를 밝힌 책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스>는 산업화가 무르익어가던 시기에 인간이 기계의 한 부속품처럼 전락한 당시의 상황을 풍자한 영화이다. 이 책을 쓴 저자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가을날 길가에 뒹구는 낙엽들이 마치 수명이 다 된 기계의 부속품처럼 그 가치를 상실한 채 퇴락한 모습을 보고, 그것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현듯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도서관행을 결정한 것이다. 그렇게 일부러 연고도 없는 고장으로 내려가 불철주야 독서에 매진한 결과, 갑자기 터지는 글쓰기의 욕망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33권의 책을 내는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낸 주인공이 된 것이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일까? 저자는 애초부터 작가에는 관심도 없었다. 글을 써 본 경험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기에 이런 성취는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대로 ‘도서관이 만든 인간’ , ‘메이드 인 라이브러리’라는 표현에 거부감 없이 수긍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자의 이런 성취를 그저 단순한 기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저자가 치열하게 노력한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하루에 15시간씩 책을 읽어 불과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만 권에 달하는 책을 독파한 이력을 보면 그 노력의 정도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이런 치열한 노력과 남다른 열정을 지니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를 돌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결과를 가능하게 한 곳으로 저자는 도서관을 지목한다. 그런 만큼 도서관은 저자에게 소중한 선물 이상의 의미로 자리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도서관이 주는 선물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도 바로 도서관이 '인생을 최고로 사는 법'을 깨닫게 해 준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최고의 인생을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자기만의 고유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가지고 승부수를 던지라는 말이다. 이런 도전은 단순한 능력만으로는 힘들다. 그러기에 저자의 말처럼 성공은 능력이 아니라 의식의 크기가 결정한다는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도서관을 기적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작정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붓을 들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도 독서와 병행해야 하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독서를 통해 의식의 크기와 범위를 확장하고, 글쓰기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저력을 바탕으로 작가의 반열에 든다면,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안주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인생의 기적을 이루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기적을 원하는가? 도서관으로 가라. 그곳에서 기적과 조우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