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안에서 나를 찾다

안셀름 그린 / 성바오로

by 정작가


사랑이라는 말은 포괄적이다. 이성적인 사랑에서 인류 보편의 가치로 이어지는 사랑까지 다양한 사랑의 가치를 담고 있다. '사랑 안에서 나를 찾다'는 그런 사랑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되짚어볼 수 있는 영성의 도서이다. 저자인 안셀름 그륀 신부는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지도신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영성적인 저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이라는 가차 없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성 간의 사랑, 종교적인 사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랑의 굴레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 사랑 속에서 나를 찾는 작업은 어쩌면 평생을 두고 해야 할 의무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하느님과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영적인 사랑으로만 한정 짓지는 않는다. 에로틱으로서의 사랑, 치유로서의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인간 사랑의 다양성을 함의하고 있는 것으로 그것은 종국에는 신을 향한 사랑으로 귀결된다. 아울러 사랑의 모습이 선한 것만이 아닌 변질된 모습으로 인간의 생활 속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원초적인 사랑이 아닌 욕망으로서의 사랑이 만들어낸 폐해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단순히 사랑이라는 가치가 인류에게 좋은 것만을 가져다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준다. 때론 사랑의 모습이 상처로서 다가오기도 하고, 원망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는 순수한 사랑의 의미가 퇴색된 채 사랑이라는 허울을 쓴 거짓 사랑의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인간을 변화시키는 기제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는 가치가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가 신앙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인간에 주어진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함으로써 온전한 사랑의 실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사랑이라는 명제가 담고 있는 큰 그릇을 단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약간은 난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래도 사랑은 실천이 중요한 것인데 사랑의 가치를 가슴보다는 머리로 이해하려 했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랑 안에서 나를 찾는다는 것은 행복한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영성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랑을 실천하려는 자세가 선행되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인류 보편적인 존재가치이기도 한 사랑이 좀 더 많은 이들의 가슴에 퍼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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