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 밀리언서재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가?’하는 물음이 부제인 <겟 머니>는 ‘부자가 되려면 돈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라’고 직언한다. 일찌감치 <돈의 속성>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돈에 대한 화두를 던진 김승호 회장은 돈을 인격과 연결 지어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지론을 따르자면 돈을 인격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면 돈의 배신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도 그런 생각과 흡사한 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돈을 더 많이 끌어당기려면 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가 돈을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면 돈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돈에 대한 생각을 풀어보면 물물교환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단순히 교환 가치 이외도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될 것만큼 축적이 미덕이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가치를 거부하고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에서도 돈은 흔히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종교가 자본을 좇았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이런 모순적인 상황은 적이 사람을 당황하게 한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어렸을 적부터 경제관이 확립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다. 20살이 넘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자본은 축적해야 할 대상이 아닌 소비해야 할 대상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수십 년간 부채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종교에서 가르친 것이 정답이 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실적으로도 자본의 풍족함은 시간의 자유와 연결된다. 무작정 돈을 터부시 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돈과 교환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다면 돈의 가치를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 <겟 머니>는 이런 돈의 비밀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 골라든 책이다.
저자인 이경애는 12년간 기자로 활동하며 수백 명의 CEO를 인터뷰하고 교류하면서 그들이 돈을 모으고 사업을 유지하며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이력의 저자라면 아무래도 뜬구름 잡는 비법을 가르쳐주겠노라며 현혹하는 여타의 책들과도 결이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몫했다. 물론 다른 책들처럼 중언부언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실질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돈벌이 비법에 대한 전수는 한쪽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만큼 귀가 솔깃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직접 만난 부자들과 아울러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경영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부자들의 생각, 그들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 사회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삶의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지, 부를 지키기 위해 어떤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면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향한 가속페달을 밟아준다.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이 새로운 시대, 돈에 대한 패러다임을 직격 했던 것처럼 돈을 알기 위해서는 돈의 본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는 부자들이 무엇 때문에 돈을 버는지 파고든다. 흔히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한 목표로 가족을 지칭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부모님을 위해서, 혹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등. 하지만 한 기업가에게 사업은 그저 ‘내 삶을 찾는 과정’에 불과했던 것이다. 내가 중심이 되는 목표는 지치지 않는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사업이거나 투자가 될 리 없다. 고로 삶의 목적은 자기중심적이어야 한다.
일런 머스크는 애초부터 돈을 목표로 하지 않고 꿈을 키워갔던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던 영리한 10대 소년이 인류 최고의 사업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에는 끊임없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에 몰두하려던 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내적 욕망을 온통 쏟아부을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진한다면 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부자는 돈 버는 구조부터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무작정 노력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사회가 돈을 생산해 내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부자들은 시스템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 돈이 돈을 버는 원리에 철저하게 순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부자와 평범한 사람들이 소득원과 대출을 대하는 태도이다. 보통 사람들이 근로소득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대출을 활용해 그때그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반면 부자들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대출을 끌어들여 돈을 벌 수 있는 규모를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관련 대출을 통해 세금 감면 혜택, 일자리 창출에 따른 혜택을 받고,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부동산,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하여 그야말로 돈이 돈을 버는 구조 속에 스스로를 내맡기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사회 시스템에 순응하면서 방어적으로 살아갈 때 부자들은 공격적으로 사회 시스템을 활용하여 부를 재생산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부자들은 더 큰 부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궁핍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이런 사회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돈의 본성을 꿰뚫는 법’이라는 장에서는 세 권의 책을 소개한다. 한 권은 너무나도 유명한 <삼국지>이고, 그다음은 성공학 연구가인 나폴레온 힐이 쓴 <성공의 법칙>,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쓴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이다. 이 책에서 발췌하여 소개한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재정적인 독립은 건강 다음으로 중요한 최고의 선이며 가장 귀한 것이다.”
아주 오래전 읽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 속에서 이 구절을 마음속에 새겼다면 개인적으로 운명은 이미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계 최고의 부호들의 습관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책 읽는 습관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의 명언은 귀에 새길만하다.
“모든 독서가가 리더가 되지는 않겠지만 모든 리더는 독서가였다.”
작은 부자라면 몰라도 큰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일수록 독서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일침은 독서라는 진부하게 치부되는 정보 습득 수단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행위임을 역설한다.
PART1에서 돈의 본성에 대해 다루었다면 PART2에서는 돈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방편으로 사업에 대해 상당 부분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단순히 근로소득만으로 돈을 벌기 쉽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단순히 사업에 뛰어들 사람은 많지 않다. 현실적인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 대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사업, 정말 돈이 없어서 못할까?
그리고, 이 질문에 맞갖은 답을 제시한다.
자전거가 있든 없든 타는 법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돈이 있든 없든 사업을 해야 한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뜬금없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당장 돈이 없다거나 사업할 아이템이 없다고 해서 사업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여기서는 장사와 사업의 구분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데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장사는 물품을 파는 것이고, 사업은 시스템을 파는 것이다.
세계의 자산가들 중에서 시스템을 통해 성공한 이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큰 부자는 시스템이 만든다’는 주장은 근래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기업들이 선전하는 사례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아이템을 통해 불특정 고객들을 모으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자본력을 이용해 회사를 키웠다. 고로 아이템, 시스템, 자본이 사업을 구성하는 요건인 셈이다. ‘성공은 버티는 자의 것이다’라는 부분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이 책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목표는 반드시 숫자로 표시하라’, ‘나의 간절함 지수는 얼마인가?’, ‘숫자가 부리는 마법’ 등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목표의 중요성은 성공 가능성을 더욱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업을 통해 파트너를 구축할 필요도 있고, 돈의 무대를 넓히기 위해 비움의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도 있다. 돈을 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돈을 벌기 위해 진력해야 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때는 돈을 번다는 것을 터부시 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암흑의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소수의 계층들은 특권 의식에 기대어 그들의 부를 증식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젠 당당하게 돈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무엇보다도 돈에 굴종하지 않을 자유를 주기 때문이다. 돈을 부정하면서 속박의 삶을 살던지, 돈을 통해 자유를 찾고 이를 통해 자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그런 의미에서 <겟 머니>는 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를 알려주는 좋은 교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