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산 / 부흥과 개혁사
누구나 책 읽기를 바라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다 보니 해야 할 일도 많고,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율이 저조한 것은 이런 사회적인 여건도 크게 좌우한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읽는 방법을 제대로 안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에 답해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독서법에 대한 원초적인 의문을 해결해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과 같다. 독서를 하기 전에 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서에 대한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이 책에 부여된 속성을 제대로 표현한 제목이다. 책 읽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솔깃하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가 분류한 독서의 목적은 세 가지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 인격 성숙을 위한 독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제외하고, 두 가지만 다룬다. 이는 독서를 하는 비중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인격 성숙을 위한 독서법에서 중요한 것은 정독과 재독이다. 정독이란 천천히 읽는 것을 말하며, 재독이란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것을 말한다. 고전을 여러 번 읽어야 그 의미를 깨칠 수 있다는 것은 정독과 재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인격의 성숙을 위해서는 여러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동서고금을 통해 널리 알려진 고전을 추려 재독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할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이미 알려진 고전만 해도 수천 권은 족히 될 터이니 그중에서 책을 고르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이지성 작가가 쓴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여러 군데에서 읽을만한 고전에 대한 목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율곡 이이가 제시한 유교 경전 공부하는 순서이다.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 <시경>, <예경>, <서경>, <역경>, <춘추>
물론 동양 고전이 고전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동양 고전을 읽은 후에 서양 고전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고전 읽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고전들을 몇 번이나 읽어야 할까? 명확한 답은 없지만 다음의 예를 보면 얼마나 치열하게 읽어야 하는지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 조선조의 김득신이라는 사람은 사마천의 <사기> 중 '백이열전'을 10만 번 이상 읽었다.
- 어린 시절 세종대왕의 독서법은 '백독백습' 즉, 100번 읽고 100번 쓰는 것이었다.
- 교회사의 위대한 독서가 스펄전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생애 동안 무려 100번이나 읽었다.
- 김익두 목사는 세례 받을 준비를 하면서 1년 동안 성경을 100독이나 했다.
저자는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실용적인 독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문가가 되려면 한 주제에 대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지도자가 되려면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폭넓은 독서를 하라고.
- 한국의 소설가 정을병
- 일본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
- 미국의 경영학 대부 피터 드러커
- 알렉산더 대왕
- 나폴레옹 황제
-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
- 중국의 국부 모택동
- 에디슨, 헬렌켈러, 손정의, 오프라 윈프리
위에서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은 지독히도 책에 미쳐 다독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나 정치인을 포함하여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폭넓은 독서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생기게 하는 원천이다.
저자는 말미에 가서 독서대학은 평생대학이라는 지론을 펼친다. 대학이나 대학원의 학위에 연연하지 말고, 풍부한 독서를 통해 자기만의 분야를 개척하라는 전언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여러 가지 독서법을 알게 되었지만, 특히 인격 형성을 위한 독서에서 재독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막연하게 다양한 책을 섭렵하는 것만이 최고의 독서법인 줄 알았던 내 독서 습관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킬만한 독서법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독서법에 관한 책이면서도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상쇄할만한 독서법을 통해 새로운 독서의 습관을 개발하겠다는 의욕이 고취된 점은 이 책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