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는가

샤를 단치 / 이루

by 정작가

책을 읽는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교양을 쌓기 위해서, 아니면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 이도저도 아니면 재미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책을 읽는 목적은 다르다. 그렇더라도 책을 읽는 본질적인 이유는 있지 않을까?


<왜 책을 읽는가>는 단순한 독서에 대한 담론집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수십 꼭지의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 꼭지별로 분량이 적어 읽기는 편하지만 쉽게 책장을 넘기기 어렵다. 그것은 내용자체가 다소 현학적인 측면도 있고, 번역체라는 이유도 있다. 미주를 보면 알겠지만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작가들을 짚어가자면 이 책의 저자가 얼마나 고차원적인 독서 형태를 지향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읽는 이유가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인식의 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낯설게 하기’인 셈인데 쉽게 읽히는 책 보다 사유의 세계를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책장이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는 애를 태우기 딱 좋은 책이다. 한 번 죽 훑어본 것으로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니, 재독 삼독 정도는 해야 저자가 주장하는 독서의 이유를 조금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책 표지를 보면 다양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브론치노의 「한 청년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보면 책을 읽은 자의 부푼 자부심(책날개 인용)과 도도함을 엿볼 수 있다. 강아지와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소녀도, 귀족 부인의 자태도 노인의 진지한 태도 속에도 나름의 개성적인 매력은 드러난다. 책을 읽는 이유가 다들 다르겠지만 그런 모습들이 아름다운 것은 독서를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독서의 가치는 다양하지만 모든 가치가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주창한 대로라면 어떤 책은 혐오감을 줄 수 있고, ‘나를 고립시키는 행위’일 수도 있다. 나아가 ‘독서의 영향이란 어리석은 신화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확대된 주장을 접하자면 과연 독서를 해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갈등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독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저자의 의도를 곡해할 이유는 없다.


<왜 책을 읽는가>는 한마디로 난해한 책이다. 책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읽고 소화하기가 다소 거북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인내하면서 꼭지별로 사유의 시간을 가지고 읽다 보면 조금이나마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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