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역사

볼프강 헤를레스, 클라우스 리뒤거 마이 / 추수밭

by 정작가

<책 vs 역사>는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콘텐츠의 내용도 충실하고, 책과 역사를 접목한 시도 또한 내용적인 측면에서 가치를 배가시킨다. ‘책이 만든 역사, 역사가 만든 책’이라는 문구는 이 책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양한 사진과 삽화, 역사적인 사료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물이다. 특히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대표하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여기에 소개된 책들만 다 읽는다고 해도 상당한 교양을 축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개된 책이 많다 보니 생경한 책들도 많다. 물론 개인적으로 대부분 읽지 않은 책이다. 아는 책이라고 해도 제목만 익숙할 뿐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고대, 중세의 책으로 소개된 책은 주로 종교서적에 한정되어 있다. 특히 고대의 책 중에서 사후 세계 여행안내서로 소개되어 있는 《사자의 서》라고 하는 책은 기원전 2350년경에 쓴 것이라고 하니 경탄을 금치 못한다. 고대나 중세의 책들 중에는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구약성서》,《신약성서》,《코란》등이 대표적이다.


근대의 책은 ‘세상을 정복한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모어의《유토피아》에서 괴테의《파우스트》까지 다양한 책들을 선 보인다. 선정된 책들은 문학이나 철학보다는 사회, 과학 분야에 관련된 책들이 많다.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란 책은 당시까지 고착화되었던 우주관을 뒤집은 혁명사적인 책으로 역사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책이다. 의학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하비의 《동물의 심장과 혈액의 운동에 관한 해부학적 논고》 또한 근대 의학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정치적인 철학의 토대를 다진 홉스의《리바이어던》, 루소의《사회계약론》은 프랑스 대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측면에서도 가치를 검증해 볼 만한 책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근대의 책은 사회, 과학적으로 머물러 있던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의 책은 ‘생활매체로서의 책’이라는 부제가 있다. 근대의 책들이 사회, 과학이라는 분야에 편중된 반면, 현대의 책들은 법, 정신, 자연, 과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은 책인데 프로이트의《꿈의 해석》처럼 정신영역을 다룬 책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코페르니쿠스의 저작만큼이나 논란이 된 책으로 기존의 종교관을 뒤엎는 일대 혁명적인 인식전환을 가져온 책이다. 정치분야의 책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을 들 수 있다. 린드그렌의 《말괄량이 삐삐》, 톨킨의 《반지의 제왕》, J. K. 롤링의《해리포터》는 문학적인 영향을 끼친 책으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들이다.


이렇듯 <책 vs 역사>는 시대별로 영향을 미친 책들을 선별하여 역사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여기에 소개된 책들은 그 다양성만큼이나 인류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다. 인류가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된 것은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책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인간의 사상이 함축된 책을 통해 인류는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이룩해 온 것이다.


<책 vs 역사>는 단순히 책을 소개한 책이 아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마치 보물을 발굴하듯 연대기별로 의미 있는 책을 선정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런 가치가 있는 만큼 앞으로의 독서계획에 유용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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