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케 마코토 / 뜨인돌
저자인 나루케 마코토는 35세의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 사장으로 취임한 전력이 있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셈인데 그가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 또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니 이 책 또한 그런 저자의 후광(?)에 힘입은 것이라고 보면 한 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두 번 읽은 책인데 처음 이 책을 대면했을 때 느낌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을 읽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책 열권을 동시에 읽으라고 하니 호기심에 골라든 이유도 크다. 독서법이라는 것이 작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기존의 주장과는 비교적 차별성이 담보된 것이어서 호기심의 강도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는 책의 제목처럼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독서에 관한한 그렇다. 다소 황당무계한 주장일 수 있는 열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활공간 곳곳에 책을 배치해 놓고 손닿을 때마다 읽으라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책의 성향이 비슷하지 않는, 가급적이면 이질적인 책들을 동시에 읽는 것이 방법이다. 이런 독서법에 걸 맞는 기막힌 명언이 이 책의 첫 장에 소개되어 있다. 영국 정치가인 디즈레일리의 명언이다.
단 한 권의 책밖에 읽지 않은 사람을 경계하라.
비단 이 명언은 독서에 국한되지 않는다. 조금 알면서 마치 세상의 진리를 다 꿰찬 것처럼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에 해당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속담이 아닐까 싶다. 마치 내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섭렵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것을 저자는 초병렬 독서법이라 칭한다. 저자가 주창한 바에 따르면 초병렬 독서법은 남들보다 한 수 위의 독서 수준을 지향하는 형태다. 그러기에 이 독서법은 모든 책을 완독할 필요가 없고, ‘자기 지식을 창출하는 사람’이 되는 독서법을 지향한다. 정보를 판단하고 재구성하는 힘을 키우고, 평범함에서 벗어나고 삶의 흔적을 남기는 독서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공통된 가르침이 있다. 세상의 진리라는 것이 일맥상통 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지만 베스트셀러에 치중하지 말라든지 책을 굳이 완독할 필요가 없다든지 하는 주장들을 접하자면 나름의 이유는 있으리라고 본다. 아직 독서에 대한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 모든 주장들을 무작정 받아들이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독서를 통해 이런 주장의 의미를 새긴다면 점차적으로 독서 체계는 잡혀가지 않을까 싶다.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는 기존의 독서법에 비해 획기적인 주장을 펴는 책인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창하는 것을 그저 독특한 독서법의 한 방식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존 독서 방식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독서의 지평을 넓혀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좀 더 성숙된 독서 문화를 개척할 수 있는 첨병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