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철 / 효형출판
처음으로 들었던 앤드류 로이드 베버의 <오페라의 유령>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아직도 귓전을 맴돌 만큼 아름다운 선율로 남아있다. 흔히들 뮤지컬과 연극 공연의 대명사로 브로드웨이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웨스트엔드라는 지역이 뮤지컬 빅4로 일컬어지는 <오페라 유령>,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가 탄생한 고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브로드 웨이, 웨스트엔드로 떠나는 뮤지컬 기행’이라는 부제가 더 이상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매스컴을 통해 보아 왔던 뮤지컬은 많았다. 위에서 언급한 뮤지컬 빅 4를 포함하여 <명성왕후>, <맘마미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난타> 등은 그 유명세에 익히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TV를 통해 공연의 일부를 본 적이 있는 것들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뮤지컬을 접하자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신세계에 빠져들어 마치 밀림을 모험하는 듯한 착각이 빠져들 만큼 들뜬 기분이 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 러브 뮤지컬>은 기존의 뮤지컬을 총망라한 리뷰전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뮤지컬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는 텍스트이다. 특히 중간에 삽입된 원색의 화보는 생생한 공연 현장을 엿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런 편집이 가능했던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직접 취재를 하는 기자라는 이유가 크다. 저자도 언급하다시피 이 책에서 언급된 공연의 몇 편을 제외하곤 저자가 직접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형태로 소개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뮤지컬에 대한 개괄의 의미보다는 개인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뮤지컬을 해석한 것이니 만큼 공연 관람 시 사전 지식을 취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낯선 뮤지컬을 이해하느라 진땀을 빼는 일은 다소 줄어들 것이다.
책의 말미에 보면 ‘뮤지컬,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부록을 통해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빅 4의 고향인 웨스트엔드, 연극과 뮤지컬의 대표적인 상인 토니상과 올리비에상, 뮤지컬 티켓 구하기, 감상의 키포인트, 관련 사이트 등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뮤지컬에 문회한인 사람들에게는 금과옥조와도 같은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연극과 뮤지컬은 그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무래도 현대 공연 문화를 토대로 보면 뮤지컬의 붐은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인류의 연원을 찾아가다 보면 연극이라는 태곳적 표현 양식이 근원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시대의 변천에 따라 탄생한 뮤지컬이 규모와 장비, 화려한 효과 등을 비춰 볼 때 그만큼 영향력이 확대되어 간다는 현실은 무시할 수 없다. 예술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공연 예술은 익숙지 않다. 그러니 차제에 <아이 러브 뮤지컬>을 통해 공연 예술인 뮤지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예술 분야를 확대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