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人] - 정목 스님 편

SBS 지식나눔콘서트

by 정작가

요즘 힐링이 대세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반증은 아닐까? 정목 스님을 잘 알지는 못한다. 아니 정목 스님이란 이름조차도 처음이다. 그런데도 끌렸던 이유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보았던 스크린 샷의 내용 때문이다. ‘행복한 소통을 방해하는 것들 - 지레짐작하기.’ 마치 무언가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내가 풀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터이지만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로 상처받고 힘들어했고, 그런 것들을 놓지 못하고 살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했다.


정목 스님에 대한 첫인상은 단아한 느낌이었다. 작은 체구이지만 수많은 관중을 압도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인상적인 분이었다.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물 흐르듯이 흘러갔다. 그러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강의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다.


스님이 말씀하신 주제는 ‘행복한 소통을 방해하는 것들’이다. ‘지레짐작하기’,‘이심전심이라고 생각하기’,‘탓하기’,‘비교하기’,‘완벽하지 않으면 못 견디기’ 이것들이 바로 행복한 소통을 방해하는 것들이다. 한 가지씩 곱씹어보면 아주 완벽하게(?) 이런 식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 지레짐작하기

한 번쯤 생각해 볼 법한 일을 생각도 하지 않고, 마치 독심술사라도 되는 양 지레짐작한 적이 많았다. 상대방의 얘기는 들어볼 것도 없이 그저 짐작으로만 타인의 생각을 읽을 줄 안다는 오만에 사로잡힌 적이 많았다.


☞ 이심전심이라고 생각하기

내 마음처럼 다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온 환경, 가치관, 종교, 습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사람마다 그 마음이 다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착각은 자유지만 그로 인해 오판한 적이 많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 탓하기

아직도 나는 지금의 현실이 가난한 과거 때문이었다고 탓하는 사람이다. 과거뿐만이 아니다. 나를 스쳐간 소중한 사람들. 한 때는 웃고 즐기고 했으면서도 그들로 인해 내 인생이 많이 꼬였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 비교하기

곧 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한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나도 그 정도쯤은 너끈히 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도전 한 번 해보지 못했다. 결실이 있을 리 만무하다.


☞ 완벽하지 않으면 못 견디기

이렇듯 부족한 면이 많으면서도 나름 완벽한 척을 하려 한 것 같다. 그렇기에 내가 쌓은 성은 곧잘 무너지곤 했다.


스님은 묻는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일까요’라고. 스님은 대답한다. ‘이 세상에 나 자신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왔습니다’라고. 그런 면에서 볼 때 난 성장하기는커녕 도태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타인을 위한 명상의 시간이 있었다.


가까운 시일이나 오래전에 당신 가족이나 당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와 고통을 받은 일이 있다면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람의 어떤 행동과 말이 당신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었나요? 잠시 떠올려 보세요.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온다면 그 감정을 그대로 지그시 받아들이고 경험하세요. 이젠 그 사람의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겠습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당신은 그 사람에게 행동과 말로 상처를 준 적은 없었나 돌아봅니다.


잠시 눈을 감고 아팠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과연 내게 상처를 준 사람들 또한 나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준 상처는 생각지 않고, 오로지 내 상처만을 바라본 셈이다. 이 어리석음을 어찌할 것인가?


사회자 남희석이 말한다. ‘잘 모르지만 오늘 여러분들의 표정은 부처의 미소처럼 가장 편안한 얼굴입니다’라고. 다들 그랬다. 관객들의 모습은 참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묵은 상처, 힘들었던 기억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린 느낌이 든 것 같아 행복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러브[人]- 혜민 스님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