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人]- 혜민 스님 편

SBS 지식나눔콘서트

by 정작가

최단 시간에 경이적인 기록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의 저자, 혜민 스님의 강의라 자못 기대된 프로그램이다. 스님이 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지 모른다. 다들 앞으로 달려가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멈춘다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서 도태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시대라고 한다면 스님이 주창한 ‘멈춤’은 어쩌면 이 시대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화두인지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스님의 저작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 것을 보면, 무작정 달려 나간다고 하는 것에서 피로를 느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쯤은 멈춰 서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찾자는 거다. 그러고 가더라도 가자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혜민 스님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올라온 질문 중에서 몇 가지를 간추려 그에 대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스님이 말하는 것은 여러 가지이지만 요즘 들어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들과 일치되는 것이어서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를테면, 나의 가치 결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라는 것,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내가 좋아하지 않듯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든지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그 결점이 내 안에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 일에는 삶의 가르침이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수긍할만한 내용이다. 그러고 보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고민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고민들에 해답을 준 것이 스님의 책이라고 한다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치유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치유 명상’의 시간은 의미가 있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치여 상처받았던 나를 사랑합니다.

다른 사람들 보기에 내가 좀 부족할 수 있어도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몸아 참 고맙다.

내 것이라고 당연히 여기면서 막 쓰고 살았는데

네가 있어서 이 생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구나.

몸아 참 고맙다.

많이 힘들었지?

나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남들은 모르는 나의 상처가 다 치유되기를

나만 아는 나의 아픔들이 다 치유되기를

그를 용서할 수 있기를

그를 잊고 내 삶을 살아야 하기에

그를 용서할 수 있기를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를 용서할 수 있기를

그를 미워하면서 나 스스로를 괴롭힌

나를 또 용서할 수 있기를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나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의 상처가 다 치유되기를

나만 아는 나의 아픔들이 다 치유되기를

그를 잊고 살 수 있기를

그를 용서할 수 있기를

그를 잊고 내 삶을 살 수 있기를

내가 행복해지기를

내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구구절절이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누구든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으로, 인간적인 불완전함으로, 선의의 피해자로 아파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자신이 좀 더 상처를 덜 받기 위해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히키고모리족처럼 세상과 담을 쌓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도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며 살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다른 상황에서 고립을 선택한 그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 별종으로 취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든 불행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인간적인 상처로 인해 아파한 적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그렇고, 개인적인 문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고, 나 자신을 탐색해 본 결과 그것은 누구나 겪는 공통적인 과정임을 알 수 있었다. 단지 그 깊이가 다를 뿐. 그래서 용서하기 어려웠던 사람도 용서할 수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려고 노력한 적도 많았다. 이젠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 또한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아무리 내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한 상처받은 고통을 알기에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동물이기에, 때론 이기적일 때도 있고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들의 불완전함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강연의 주제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행복>이다. 그동안 난 무엇이 행복인지도 모르고, 그저 사회가 규정하는 틀에 맞춰 나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그런 틀에 맞추다 보니 나 자신은 없고, 상처투성이인 내 모습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내가 정작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먹고살기 위해서만 살았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스님이 말한 것처럼 사람은 즐거움과 행복만 있다면 깨달을 것이 없고,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 일에서 삶에 대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을 위안 삼아 본다면 내가 지금껏 겪었던 시련과 고통,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아픔과 괴로움 등은 내 인생을 이끌어 줄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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