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 / 살림
<주식고수들의 투자 비법노트>는 제목만 보면 근사하다. 주식고수들이 투자 비법을 알려준다니 혹하지 않을 독자가 어디 있겠는가? 설사 주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길 것이다. 더군다나 책표지의 상단에 있는 '실전주식투자 우승자들이 들려주는 수익률 1000%의 신화'라는 부제도 여간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자극적인 제목의 책일수록 막상 책장을 넘겨보면 실망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그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선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을 보면 원론적인 이야기에 치중한 느낌이 적잖이 드러난다.
책의 구성을 보면 제1장 실전주식투자대회 고수가 되기 위한 준비, 제2장 실전주식투자대회 고수 분석, 제3장 실전주식투자대회 매매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고수가 되기 위한 준비 자세를 살펴보면, 그래프를 신봉하지 마라, 정보를 활용하라, 매매일지를 써라 등 주식 투자자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을 나열해 놓은 것이 전부이다. 이 책의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고수들의 투자 비법에서는 비법이라기보다는 투자자의 성향을 기술해 놓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고수들의 하루 일과와 공통 요소들을 살펴보더라도 고수들 각자의 개성을 찾아보기는 어렵고, 그 패턴이 대동소이한 측면이 없지 않다. 또한 주식고수들의 매매기법이라는 것이 상한가매매, 재료주매매, 테마주매매 등 다소 투기적인 매매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도 가치 투자를 기반으로 한 매매를 지향하는 주식 투자의 본질을 왜곡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주식 투자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등장할 수 있고, 기법들을 혼용하며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이 책의 투자 기법은 지나치게 모멘텀 투자만을 강조하는 성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 책이 실전주식투자대회 우승자들의 투자스타일을 담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증권사에서 개최하는 주식투자대회는 단기간의 투자를 통해 매매 수익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단기 투자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수익률에 연연하여 상한가 매매 등 다소 무리한 투자 방식을 지향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통정매매, 주가 조작 등 폐해가 속출하는 것도 다반사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증권사야 잦은 매매를 통해 수수료를 챙기면 그만이지만 투자자들의 원금은 그만큼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투자의 본질을 왜곡하고, 투기적인 방식을 부추기는 증권사들의 이런 행태를 보면 심히 우려할 만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일반 투자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부적합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매매기법이 그리 일반적인 투자 기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실전 고수들의 생활양식이다. 이들은 주로 전업투자를 하는 재야의 고수들이기에 자기 관리의 달인들이다. 대부분 술, 담배는 하지 않고, 건강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주식 투자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에 이런 면에서는 이들의 생활양식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결국 주식 투자의 성공은 이런 자기 절제를 통하여 자기만의 비법을 개발하여 실전에 적용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어떤 비법서로 활용하기보다는 성공한 주식 고수들의 생활패턴을 이해하는 참고 자료로서 활용한다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