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줄리언 반스, 커트 보니것, 스티븐 킹 / 다른

by 정작가


저자(author)와 작가(writer)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그 차이점을 알게 된 것 같다. 저자가 책을 내는 사람을 가리킨다면 작가는 거기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자비출간으로 책을 낸 적이 있으니 저자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작가라는 직함을 얻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니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책의 제목을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작가의 여정이 험난한 가시밭길임을 알 수 있다. 그래도 굳이 작가로 살아가겠다면 이 책을 읽으라는 말이니 작가를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묘하게 끌리는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부제 또한 더욱 매력적이다. ‘작가들의 작가에게 듣는 글쓰기 아포리즘’이라니 매혹적인 문구가 따로 없다. ‘아포리즘’의 뜻을 네이버 지식백과를 통해 검색해 보면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런 정의에 걸맞게 주옥같은 작가들의 말들로 가득하다. 인생을 살아가려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 한 권만 있다면 글쓰기, 문학, 작가에 관련된 수많은 경구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할 만큼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 또한 쟁쟁하다. 레프 톨스토이를 비롯하여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크 트웨인, 사뮈엘 베케트, 스티븐 킹, 안톤 체호프, 알베르 카뮈,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드거 앨런 포 등 문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작가들로 가득하다. 주제 또한 다양하다. 인물, 대화, 장르, 플롯, 독자, 독서, 단어, 비결, 글 쓰는 습관 등 작가와 관련된 매혹적인 경구들은 그 자체로서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상징한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항상 주변에 두고 관련된 주제만 참조해도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많은 주제들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작가의 삶’에 관한 부분이다. 앞으로 작가의 인생을 살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살아가는 일상에서 큰 만족감을 느낀다면 어쩌면 그 길이 운명의 길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뮤즈의 영향권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삶. 그것이 정해진 길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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