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황선애 / 북바이북
도서 리뷰를 쓰는 일은 독후 활동으로 지속적으로 해오던 일이다. 블로그라는 매체가 인연이 되어 시작된 일이기는 했지만 이전에 일기를 쓰면서도 말미에 독후감을 썼던 적은 있었던 것 같다. 서평이라고 하면 도서 리뷰처럼 단순히 책을 소개한다는 느낌보다는 비평을 더한다는 느낌이 더 크다. 그렇다면 단순히 책을 읽고 책을 소개하는 도서 리뷰를 쓸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독후 활동으로 서평을 쓰는 것도 변화의 측면에서 본다면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서평 글쓰기 특강>의 공동저자의 한 명인 김민영은 ‘글쓰는 도넛’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작가다. 일찌감치 그의 생애 첫 책인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는 책을 계기로 방송작가, 영화평론가, 출판기자 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면서 작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져갔다. 도서 리뷰를 자주 쓰다 보니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서평에 관련된 글을 참조하며 포스팅한 적이 많았다. 이런 기회를 통해 서평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공개 포스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큰 것은 도서 리뷰다. 그만큼 도서 리뷰를 쓰는 일은 이젠 독후 활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독후 활동의 중심이 된 도서 리뷰를 좀 더 잘 써보려는 의욕이 충만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활동을 뒷받침할 교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은 그런 나의 바람에 맞춰 시의적절한 시점에서 내게 다가온 책이다.
<서평 글쓰기 특강>은 서평과 관련된 내용을 묶은 책이다. 공저이긴 하지만 저자 고유의 톡톡 튀는 느낌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 책은 서평과 관련된 글쓰기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앞으로 이와 관련된 글을 쓰는데 대표적인 참고 도서로 삼는다면 부족함이 없을 만큼 체계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독서라는 행위는 지식을 축적하는 기능도 있지만 그런 행위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려는 목적도 있다. 그런 목적에 부합된 결과를 얻으려면 독후 활동의 중요성은 더욱더 배가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도서 리뷰나 서평을 쓰는 행위는 독서만큼 중요한 행위 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출력 독서법을 주창한다. 출력 독서법에서는 책은 최소한 정성 들여 두 번을 읽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한 번은 읽은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고, 한 번은 책의 배경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2차적인 텍스트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체계화시키라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은 그저 한 번 읽고 마는 독서 습관에서 벗어나 독서를 통해 지식을 정리하고 그것을 내재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는 충고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리뷰와 서평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여기에 그 차이점을 드러내주는 명징하게 드러내주는 문구가 있다.
좋아하는 책을 단순하게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이라면 리뷰에 가깝고, 여러 지점 또는 중요한 한 부분을 깊고 다양하게 분석한다면 비평입니다.
이 구절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앞으로 글쓰기 방향이 리뷰에서 비평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은 발전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일리가 있다. 그러면 과연 서평의 비평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목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저자가 말하는 비평 요소는 다음과 같다.
집필의도, 주제, 근거, 설득력, 작가의 가치관, 문제의식, 문체, 가독성, 편집, 표지, 구성
이외에도 비평 요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 기술하려는 태도는 서평을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으로서 바람직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을 그냥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고유한 주제에 맞는 접근 방법을 택하여 작품에 맞는 비평 요소를 발굴해 내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는 도서 리뷰, 독후감, 서평 등 다양한 독후 활동에 대해 명료하게 기술한 것이 강점이다. 이들은 엄밀히 따지면 차이가 있지만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각기 다른 특성에 집중하기보다 융합된 방식의 서평을 완성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한다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서평 글쓰기 특강>이 앞으로 서평을 쓰는 데 있어 중요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