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 쓰기

박덕규 / 랜덤하우스코리아

by 정작가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 쓰기>는 《세상 모든 글쓰기》시리즈 중의 하나로 ‘소설가를 꿈꾸는 초보 습작생들, 문학적인 글쓰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분량으로 봤을 때 소설은 단편, 중편, 장편으로 나눌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단편소설 쓰기에 초점을 맞췄다. 소설 작법서 한 권 읽는다고 금방 소설을 쓸 수는 없겠지만 단 한 편이라도 소설을 완성하고픈 열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권의 작법서 정도는 독파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는 아닐까 싶어 소설 과제 제출을 앞두고 부랴부랴 읽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10여 년 전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시나 소설처럼 문학 작품을 써 본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예술적인 글보다는 생활 글에 치중했던 터라 창작성을 요하는 소설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이버대학교를 다니면서 과제를 내느라 몇 번 소설을 쓴 적이 있긴 하지만 정말로 소설이 쓰고 싶어서 습작을 한 적도 겨우 손꼽을 정도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과연 소설 쓰기가 적성에 맞는 것인지도 고려할 시점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몇 편 써보지도 않고 소설 쓰기를 포기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기는 할 것이다. 무릇 예술 활동은 이론서보다는 끊임없는 습작을 통한 연습과 훈련의 반복임은 자명할 터. 소설 쓰기라는 대 항해를 하는데 이 책이 작은 등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책을 소개하는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소설다운 소설 한 편 완성하기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저자는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억지로 완성품을 만들겠다고 덤비는 우를 범하지는 말라고 경고한다. 소설을 완성해보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궁극적으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하는 것은 ‘나름으로 의미를 띨 수 있는 형태로 완성하는 경험일 때만 그 소설 창작의 경험은 다음의 창작에 큰 자양이 되는 값진 체험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설 쓰기의 ‘음치’ 치료

소설 쓰기의 과정을 음악에서 음치를 치료하는 과정에 빗대고 있는 저자는 음치가 자신을 음치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도 그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의 ‘치’를 찾아내고 고쳐가는 과정은 진정한 소설 쓰기를 위해 거쳐야 할 단계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한 편의 단편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이 많겠지만 저자가 인도하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소설 쓰기에 필요한 요목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나노를 찾아서’에서는 짧은 시간대에서도 얼마든지 소설적인 기법을 통해 사건을 직조해내고, 소설적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현재적 시간 상황을 설정하라’에서는 시간의 상황처리를 통해 소설적 완성도를 확장해가는 방법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이라는 작품을 읽고 다음 질문에 답해보라는 저자의 언질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첫 번째, 현재적 시간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스토리는 어떤 내용이고 그것은 얼마의 시간 동안에 벌어지고 있는가.


두 번째, 주인공이 과거에 겪은 일 중에서 회상되는 사건들은 어떤 내용이고 그 시간의 범위는 얼마 만큼인가.


세 번째, 위 두 시간대의 사건들은 서로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가.


이런 물음들을 통해 시간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창작된 작품들을 읽어보는 것 또한 단편소설을 창작함에 있어서 유의미한 가치를 실현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공간을 그림으로 그리고 써라’에서는 구체적인 공간에 대한 적확한 묘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회상하듯 구체적으로 묘사된 소설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변자가 소설을 말한다’에서는 작중 화자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화자의 관점에 따라 소설의 흐름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은 누구라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억 속에 남을 소설 속 명장면을 만드는 방법은 ‘그 장면을 명장면으로 만들어라’는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장 소설 읽기에서 소설 쓰기로’에서는 쓰기 위해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한다. 남의 소설을 읽고, 최근의 문학작품을 읽으라고 하는 것은 소설 쓰기에 앞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소리 내어서 읽고, 베껴 쓰고, 작품을 이해하고 계보를 작성하라는 주장은 다양한 읽기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저자의 농축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3장 꼼꼼히 따지며 소설 쓰기’에서는 단편 소설 쓰기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소설 구성상의 두 가지 시간 개념’에서는 플롯과 시제의 연관성에 대해 고찰한다. ‘서술 시간’, ‘스토리 전개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시간의 중요성이 핵심인 소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동심원을 그려라’에서는 그런 서술 시간의 배치에 대해 설명한다.


이외에도 ‘시점을 확보하라’, ‘형상화 하라’, ‘도구를 활용하라’, ‘감각화하라’, ‘기존 정보를 활용하라’ 등 단편 소설 쓰기를 위한 다양한 팁들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를 숙독하고, 창작에 적용한다면 소설 쓰기가 더 이상 무모한 도전이 아닌 의미 있는 도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부록으로 ‘참고할만한 소설 창작 관련 책’을 비롯하여 ‘이 책과 함께 읽을 소설’에 대한 목록도 소개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한다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소설 쓰기가 한층 현실 가능한 창작 작업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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