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균 / 랜덤하우스코리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발간한 ‘세상의 모든 글쓰기’ 시리즈 중의 하나인 <하룻밤에 A학점 받는 논문 리포트 쓰기>는 리포트 작성, 논문 준비, 논리적 글쓰기가 필요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기획된 책이다. 리포트나 논문은 학업적인 성취를 위해 필요한 과정 중 일부다. 고로 이 과정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다면 학문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어차피 리포트나 논문은 목적한 연구나 결과를 체계적인 틀에 맞추는 과정이기에 이 책에 수록된 내용만 숙지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무난하리라고 본다. 물론 제목처럼 이 책을 읽는다고 하룻밤에 A학점을 그냥 얻을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체계를 잡고, 논문이나 리포트를 제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책표지 중간을 보면 이 책의 정체성을 규정해 줄 수 있는 문구가 있다.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학문적 관심과 연구 결과를 집약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수단인 논문 쓰기와 리포트 쓰기, 기본 요건에서부터 주제를 선택하는 과정, 자료의 종류와 수집, 주석 달기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예시와 상세한 설명을 통해 고등 교육의 주요 과정인 논문·리포트 쓰기의 핵심적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논문에 접근하는 태도를 명확히 드러내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논문에 대한 열정은 책임감과 병행된다. 자신의 학문적 자부심이 전제되지 못한 논문은 남에게도 대접받지 못하는 논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말을 되새겨보면 논문이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차원이 아닌 학문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짐작할 수 있다.
첫 장에서는 논리와 감동, 합리적인 사유와 문화, 논리의 형식들, 논문의 기본 요건 등을 다룬다. 논문이나 리포트를 쓰기에 앞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무엇인지 드러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장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논문의 기본 요건에 대해 술회 한 대목이다.
첫째, 방법론의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둘째, 논리적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셋째,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넷째, 정확한 어법과 문장의 사용은 논문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매우 긴요한 요건이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항목이 이것만이 전부가 될 수는 없겠지만 대략적으로 이 부분만 숙지하더라도 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2장이다.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라는 제하에 학위논문, 평론, 리포트에 대해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고, 논문의 주제를 선택하는 과정을 비롯하여 자료의 종류와 수집, 체계의 수립, 집필과 문장 쓰기, 주석 달기 등 논문에 필요한 지침들이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기도 하다. 3장에서는 실제적으로 논문이나 리포트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이 수록되어 있다. 이 부분을 참고만 하더라도 과제물과 논문 쓰기의 막연함에서 일정 부분 벗어날 수 있는 안도감을 경험할 수 있다.
사실 논문이나 리포트는 학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쓸 수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학술적인 가치는 논외로 하더라도 얼마든지 학문적인 성취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에 좋은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원생이나 대학교수 혹은 학자처럼 그것이 일처럼 여겨진다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순수하게 학문 연구의 기쁨을 느끼고, 인류에게 도움이 될 새로운 이론과 연구 업적을 발표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든 열려있다. 비록 장롱면허가 될지언정 성인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게 되는 것처럼 논문이나 리포트 쓰기 또한 일기처럼 대중화되어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손쉽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게 된다면 더 이상 이런 형식의 글들이 식자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지지는 않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진보를 위한 학문이 좀 더 대중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