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부하는가

김진애 / 다산북스

by 정작가

세대를 초월해 가장 후회되는 일을 꼽으라면 아마도 마음껏 공부하지 못한 것을 꼽지 않을까? 그만큼 학창 시절의 공부는 누구에게나 미련으로 남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라면 공신(工神)이라고 할 만큼 예외일 수도 있겠다. 이화여중, 고를 거쳐 서울공대, 30대에 MIT공대 건축석사, 도시계획 박사 학위까지 거침없는 이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적어도 공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공부하는가?’ 묻는다면 선뜻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나 또한 공부에 대한 열망은 강했지만 실천력이 부족하여 지금까지도 도서관을 전전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막상 해답은 없는 것 같다. 흔히 하는 말로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진리인 것 같다. 나이 들어서 공부를 한답시고 도서관을 전전해봐야 별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학창 시절에 하지 못한 한풀이 정도라면 모를까?


그렇다면 공부의 최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가 공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군다나 부제를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이라고 각인시키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책을 읽다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이 책이 비록 공부에 대한 에세이이긴 하지만 다소 자전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공대 유일한 여대생으로 재학하면서 공부한 특이한 이력에서 저자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안정된 교수직을 마다하고 현장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험난한 인생역정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는 책을 읽노라면 저자에 대한 존경심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공부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탐색을 통해 진정한 공부의 의미를 재조명해 보려는 의도가 컸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저자의 성장 과정을 비롯하여 자전적인 색채가 짙게 깔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포괄적인 공부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적으로 공부에 집중하게 된 배경과 저자가 전공한 건축 석사, 도시계획 박사라는 타이틀이 부각되는 측면이 강하다. 또한 저자가 전공한 분야에서 ‘프로’로 일하는 인생, 팀워크를 강조하는 것도 책의 제목인 ‘왜 공부하는가’라는 명제에 접근하기보다 마치 자서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왜 공부하는가>는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개인사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정작 공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나 철학적인 가치를 찾아가기에는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저자의 끈기 있는 노력과 불타오르는 열망 속에서 피워낸 공부에 대한 신화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분명 차별이 있다는 세태를 인식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한 결단력은 지금의 저자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가 밝힌 공부론은 공부비상구론, 공부생태계론, 공부실천론, 놀이공부론, 훈련공부론, 공부진화론으로 이어진다. 이런 공부에 대한 담론은 중학교 이후 본격적인 공부에 몰입하면서 접했던 공부의 세계에 대한 저자 고유의 핵심적인 공부비법이라고 할만하다. 이렇듯 다양한 양태로 공부론에 접근하다 보면 시기에 맞는 시의적절한 공부 방식을 구축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자기만의 고유한 공부방법론을 창조할 수 있는 역량에 이르게 되면 고차원적인 방식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공부마니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 책을 통해 기대했던 공부에 대한 접근은 실패했지만 새로운 공부방법론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에는 나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책의 부제처럼 ‘공부’는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공부에 대해 매료되어 있는 요즘. 또 한 권의 공부에 대한 책을 읽은 느낌은 남다르다.


진작 공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몰두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단 1년만이라도 미치도록 공부하기로 권하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현실이 되기를 고대하며 앞으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날들이 도래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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