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獨學)

시라토리 하루히코 / 이룸북

by 정작가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평생 학습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회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배움에도 끝이 없고, 많은 것을 공부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운명이라면 그런 현실을 무작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주목한 것이 독학(獨學)이다.


독학(獨學)은 말 그대로 혼자 배운다는 뜻이다. 인터넷, SNS, 케이블 TV 등 다양한 매체에 스타강사들이 즐비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서 마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움츠리고 독학을 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여러 가지 주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지라도 궁극적으로 공부한다는 것, 즉 학습은 결국은 혼자만의 싸움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주위에 사람들이 많고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즐비하더라도 결국은 혼자인 것이 인간의 본원적인 속성인 것처럼 배움 또한 자발적인 공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독학>이란 책을 처음 대면했을 때 느낌은 반신반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가 자기 계발서의 천국이라는 일본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날개를 보니 낯익은 저서가 발견된 것이다. 바로 한국에 ‘니체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하는 <초역 니체의 말>의 저자였기 때문이다. 사실 <초역 니체의 말>을 읽기는 했지만 위대한 철학자의 말을 손쉽게 풀어놓은 책이라는 사실에만 주목했지 실질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철학이란 분야에 다가가기 위한 방편이라는 이유가 컸지만 실익은 없었던 책이었다고 회고할 정도이니 기억 속에 각인된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다. 그런 저자가 쓴 책이 바로 <독학>이다.


독학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은 어떤 책이든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독학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한다는 것은 제대로 책을 읽는 방법을 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 과연 이 책에서 강조하는 독서법을 찾는 방향으로 독학의 진정한 의미를 파헤쳐 가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2장인 ‘난해한 책을 겁내지 마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장을 살펴보면 독서는 닥치는 대로 읽는 방법이 정공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병완 작가처럼 무조건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데 단계란 없으며 정독으로 읽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아무 데나 읽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해설서나 요약본이 더 이해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번역서를 직접 읽는 것이 낫다고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되고 빌린 책에는 밑줄을 긋지 못하니 가급적이면 책은 사서 읽으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임원희 작가가 쓴 <하루 10분 독서의 힘>에서도 강조한 내용이다.


이 책은 독학을 다루고 있지만 독학 자체 대한 이해보다 다른 곁가지들에 더 관심이 간다. 익히 독학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성서를 가장 중요한 교양이라고 하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특히 문화의 한 축을 이끄는 인간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면 당연히 종교는 외면할 수 없는 분야라고 할만하다. 인간의 역사를 보면 수도 없이 많은 종교가 명멸했고 많은 경전이 영향을 끼쳤지만 그중에서 인류 역사에 성서만큼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경전은 드물다. 그런 측면에서 성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그리 지나친 억측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얻은 상식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또 있다. 바로 ‘독학자의 외국어 공부법’에서 언급한 ‘해당 문화를 알면 외국어 습득 속도가 빨라진다’는 대목이다. 외국어 또한 인간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쉽게 넘을 수 없는 험준한 준령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독학(獨學)>에서는 독학의 개념에서부터 독서법, 교양인이 되는 길, 외국어 공부법, 생각하기와 조사하기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독학의 가치를 일깨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생 학습 사회로 가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의지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한 번 읽고 다시금 의지를 재확인한다면 이 책은 그 자체로서 동기부여를 위한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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