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피노트 감독(1988) / 프랑스
소피마르소의 매력이 흠뻑 배어있는 영화이다. 주제곡의 감미로움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곳곳에서 잔잔하게 느껴진다.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난 작곡가이며 연주자인 남자주인공과 교사인 여주인공이 펼쳐가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는 애잔한 주제곡과 어울려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남주인공은 공연을 위해 항상 멀리에 있다. 여주인공은 수업과 시험 준비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헤어지면 다시 보고픈 애절한 사랑이었기에 공연이 취소되면 예기치 않게 찾아오기도 하고, 전화를 하면 밤새도록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관계이다.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설레임을 세밀하게 표현한 이 영화는 시종일관 감미로운 주제곡의 선율에 노출되어 그 느낌을 더욱 애잔하게 한다.
그들에게도 위기는 찾아온다. 더군다나 남자 주인공은 이혼남이고, 그의 전처는 그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녀는 질투가 많은 자신의 탓으로 허물을 돌리고 만다. 그렇게 위기가 봉합되는 듯 했으나 우연치않게 녹음된 전화음성에서 그의 속마음을 알아 차리게 된 그녀는 결국 결별의 수순을 밟으려고 한다. 전화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이 비록 물리적인 거리를 갖고 있지만 전화 속의 감미로운 음성으로 매일 통화 할 수 있듯이 연인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메신저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그들의 사랑이 열정적으로 타오르지만 매일 볼 수 없는 현실 상황을 좀더 극적인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서도 기능한다. 이들의 사랑의 위기는 여주인공이 이론시험에 합격하고, 구두 시험을 보는 장면에서 극적으로 타계된다. 심사위원들에게 발표하던 구두시험의 주제는 그녀가 현재 처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로 심사위원들에게 만이 아닌 바로 자신의 앞에서 발표과정을 듣고 있던 남자친구에 대한 독백이기도 한 것이었다. '사랑은 모자라고 서로 다투는 두 남녀의 결합이다.'라는 대사로 마무리 한 발표는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사랑에 대한 주제의식을 드러내주는 마지막 장면으로서 대미를 장식한다.
20년이 지나 다시 본 영화의 느낌은 사뭇다르지만 청초하고 아름다운 소피마르소와 영혼을 울릴 것 같은 감미로운 주제곡의 선율은 눈을 감고 지휘자가 된 듯이 양손을 휘저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