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 21세기 북스
처음 저자를 보게 된 것은 KBS 1 TV의 <명작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언뜻 보면 교수라고 하기엔 다소 산발한 머리스타일하며 개그맨처럼 느껴지는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속에 담긴 해박한 지식과 명작을 대하는 안목이 남달랐던 것을 보면 사람이란 외모로 판단할 것이 못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공중파에 출연한 이력이 있어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아니다. 다들 경쟁에서 이기려고 날뛰는 세상에 노는 만큼 성공한다니 이런 해괴한 주장이 어디 있나 하는 생각에 눈길이 갔던 게 사실이다.
책을 읽어 보니 논다는 것은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인들의 놀이문화로 대표되는 고스톱과 폭탄주를 들어 한국 여가 문화의 상업화를 꼬집고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진정한 휴식과 놀이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니 주 40시간제가 정착해 가는 우리 사회에서 휴식과 놀이에 대한 문제는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무작정 일만 하던 문화에서 난데없이 시간만 늘어난 꼴이니 휴가를 즐기기는커녕 오히려 투잡, 쓰리잡을 하며 여유의 시간을 일로 소진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사회,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휴식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노는 시간을 경영하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놀이는 또한 창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놀아본 사람만이 창의적일 수 있고, 창밖을 멍하니 보는 시간이 가장 창의적인 두뇌를 만드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또한 놀이는 최고의 의사소통을 하는 훈련의 장이기도 하며,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것은 성공을 향해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즐겁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다'라는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염원하는 성공의 진정한 의미는 일과 삶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삶을 지향하기 위해 놀이에 대한 마인드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는 저자가 말하고 책의 제목이기도 한 '노는 만큼 성공한다' 말로 귀결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휴식이라는 의미는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음주 문화에 기댔던 것이 대부분이다. 휴식의 시간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성공의 길에 휴식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야말로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휴식과 놀이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이를 통해 성공에 이르는 길을 향해 조금이라도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은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