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우경임 / 글담출판사
요즘 서점에 가면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바로 마흔 관련된 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서 과연 마흔의 위치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마흔과 관련된 책들이 범람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마흔의 위치가 느끼는 어중간함 때문이 아닐까? 청춘으로 보기엔 나이가 많고, 중년으로 치기엔 아직 열정이 남아있는. 이런 어중간함은 사회나 가정에서의 위치에 대한 존재론적 의문에 휩싸이게 만든다. 이 책의 부제가 ‘삶에 대한 사색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도 바로 그런 의문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주려함이 아닐까.
책 쓰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책의 구성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특히 독서를 한 후 그에 대한 감상평을 적은 형식이 주류를 이루는 데 이 책 또한 그런 구성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고전으로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어, 앞으로의 독서 계획에 이 책을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나름의 의미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사색의 기치를 드높이고자 고른 책들이기에 구분 없이 책을 찾아 따로 읽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그동안 읽은 책의 종류를 보면 재테크나 자기 계발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고전 중에서도 문학 작품이, 읽고 사색하는 과정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사실이다.
문학 고전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밀란 쿤테라의 <농담>,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캐츠비> 등이다. 이런 작품들은 워낙 유명해 많이 회자된 작품이긴 하지만 정작 한 번도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이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이런 문학 작품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할 만하다.
그 외에도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제러미 리프킨의 <소유의 종말> 같은 책들은 비록 문학 작품은 아니지만 사색의 즐거움을 가일층 북돋아줄 명저로서 꼽힐만한 책들이다.
<마흔, 고전에게 인생을 묻다>는 24권의 고전을 소개한 책이다. 특히 마흔 즈음의 독자들이 읽어 볼만한 책의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깊다. 사회의 경쟁체제 속에서 살아가면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잃고 사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때론 현실 문제, 개인의 역량, 직장에서의 존재의 의미 등 다양한 형태의 핑곗거리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일수록 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과연 이대로의 삶이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보는 것도 새로운 삶을 지향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필요하다. 비록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책을 통해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함은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