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씽(THE ONE THING)

게리 켈러, 제이 파파 / 비즈니스북스

by 정작가




<원씽>은 아마존 ‘2013 올해의 책’ 선정을 비롯하여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했을 만큼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된 지 근 10년 만에 다시 새로운 선풍을 일으키고, 주목받는 책이 된 것은 한때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겨졌던 멀티캐스팅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만든다.


<원씽>은 이런 물음을 던져준다. 내게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단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당장 내 경우를 보더라도 직장, 가정, 종교 중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선택하라니. 인간의 삶이 그리 단순한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왜 항상 일은 많고 시간에 쫓기는데 성과는 그대로일까? 당신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라!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이란 부제는 이 책의 주제를 선명하게 한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두 마리 토끼 발자국이 그려진 그림이 있다. 그 위로 의미심장한 문장이 지나간다.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 두 마리 다 잡지 못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멀티플레이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한 가지가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도 10여 년간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노력을 했어도 아직까지 확실한 한 가지를 찾지 못했다.


책을 읽다 보면 명언은 주메뉴의 양념처럼 책의 주제를 선명하게 한다. 이 책 또한 예외는 아닌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다.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스스로 결정한 단 하나를 위해 노력하는 외골수가 되어라

– 조지 S. 패튼(미국의 장군)


가장 중요한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밀려나서는 안 된다.

- J.W. 괴테(독일의 문인)


멀티태스킹은 그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망칠 기회에 지나지 않는다.

- 스티브 우젤 (미국의 영화배우)


그렇다면 저자는 과연 이런 일들을 다 제쳐두고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것일까? 이런 물음에 저자는 ‘의심해 봐야 할 성공에 관한 여섯 가지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는 믿음, 멀티태스킹은 곧 능력이라는 믿음, 성공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온다는 믿음,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는 믿음, 일과 삶에 균형이 필요하다는 믿음, 크게 벌이는 일은 위험하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저자가 주창하는 여섯 가지 경계해야 할 믿음 중에서 마음 속 깊이 각인되는 것은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는 것과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는 내용이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 많은 일 중에서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난센스일 수도 있다. 저자가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인지 무엇인지 극단으로 가서 자문해 보라는 것이나 가장 중요한 일이 끝날 때까지 ‘NO'하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은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적어도 한 가지 일을 하고 있을 때라면 말이다. 또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은 이론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에겐 바이오리듬이 있고, 그런 리듬의 가치를 배제한다고 할지라도 인간이 로봇처럼 흐트러짐 없이 지속적으로 의지와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


멀티태스킹은 곧 능력이다.


성공은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온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


일과 삶에 균형이 필요하다.


크게 벌이는 일은 위험하다.


위에서 언급한 항목들을 보면 한두 가지를 제외하곤 모두 수긍할 만한 문장들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이런 믿음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잘못된 것인지 금방 알게 된다. 물론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모두 진리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삶에 적용해 보면 멀티태스킹의 삶보다는 단 한 가지를 택해 사는 삶이 성공 방정식에 근접한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게 살아가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잠시라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조바심에 사로잡힌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기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삶이 제대로 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원씽>은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원씽>인 것처럼 책의 구성 또한 그와 부합되는 방식을 따른다.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제시하고 그에 상응하는 진실에 접근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알아야 할 ‘인생의 반전을 불러오는 단순한 진리’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목적의식과 우선순위, 생산성을 위해 살아가라는 일침이 그것이다.


책의 디자인은 주제처럼 간명하다. 검은 배경에 흰색으로 <THE ONE THING>이라는 영어 제목 중 ONE이라는 단어가 부각되어 있고, 책의 뒤표지에는 ‘당신의 원씽은 무엇입니까?’라는 문장 아래 큰 물음표가 책의 중심부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간헐적으로 보이는 도표와 그림은 마치 직접 글씨를 쓴 것처럼 표기를 해놓았고,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장의 말미에 배치된 핵심 개념은 해당 주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만한 개념을 설명한 것이어서 책의 내용을 복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통상적으로 지은이에 대한 소개가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옮긴이의 이력만 소개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록에서는 ‘단 하나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이라는 제목 아래 개인적인 삶, 당신의 가족, 당신의 업무, 당신의 팀이라는 소제를 두고 그에 해당되는 질문 요목을 작성해 놓았다. 이를테면 개인적인 삶에서 ‘내 삶의 목적의식을 발견하거나 확인하기 위해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단 하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식이다.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을 때, 컴퓨터 이론을 공부하면서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는 용어를 접한 적이 있다. 멀티태스킹은 한 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이 용어는 낯설지 않다. 직장의 구성원으로서 가정의 일원으로서, 한 종교의 신자로서 살아가는 일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또한 할 일은 얼마나 많은가? 인간관계로 인한 친목 모임, 집 안의 대소사, 야근을 해도 다 처리하기 힘든 일 등을 챙기다 보면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말이 딱 실감난다.


그 동안 개인적인 삶의 이력을 보자면 특히, 인간관계에서 멀티태스킹적인 성향은 뚜렷이 드러난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어느 한 편을 소홀히 할 수 없고, 그래서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그 가치에 매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돌아보니 그런 성향은 그저 자기만족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과감히 ‘NO'라고 할 수 없었던 이유도 이런 성향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순간은 마치 내가 주변인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본 결과, 인간은 한정된 시간과 재화를 가장 중요한 일에 투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THE ONE THING>은 그런 인식에 쐐기를 박아주는 역할을 한 텍스트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는다면 아마도 삶은 단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았다면 그 사람은 분명 행운아일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가 주체적이 아닌 종속적인 가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를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사유해 본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중구난방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덤벼드는 무모함(?)은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부제처럼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한 힘’의 가치를 하루속히 발견하고, 그 일에 전심전력으로 매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복잡다단한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단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유한한 인생에서 하고픈 일들을 모두 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다소 열정적인 성향을 가진 기질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그렇다. 세상의 흐름이 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를 중시하는 융복합의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찾아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책을 읽더라도 개인적인 삶과 관련이 없다면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을 근 십 년 전에 읽었어도 멀티태스킹의 삶을 살아왔던 것을 보면 그때 당시에는 큰 반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일상의 폐해를 경험한 이후에 읽었던 <원씽>은 이전의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당면한 고민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이 이토록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었던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책을 단순히 교양이나 지식을 얻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본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면 <원씽>은 그에 부합된 텍스트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멀티태스킹으로 고민하며 살아가는 분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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