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전옥표 / 중앙북스

by 정작가

어린 거북이가 바다를 향해 기어간다. 저 멀리 보이는 대양 앞에 가뜩이나 작은 이 생명체는 더 초라해 보인다. 해변가에서 모래를 헤치고 기어코 바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운명. 어쩌면 우리는 책표지의 사진처럼 험난한 파도에 뛰어들어 매일을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북이의 운명과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일상이 결코 평탄할리 없다. 그렇더라도 인생의 고삐를 꽉 잡고 앞으로 나아갈 의무가 우리에겐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제목처럼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니 그리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고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전옥표 박사다. 일찌감치 <이기는 습관>이라는 밀리언셀러를 통해 베스트작가 반열에 오른 전옥표 박사는 <습관부터 바꿔라>, <빅 픽처를 그려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여느 자기 계발서적처럼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것도 보편적인 인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을 벼랑 끝에 세워야 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또한 자기만의 근성을 길러야 하고, 시간을 돈보다 아껴야 한다고 가르치고, 여행은 빚을 내서 가라고도 설파한다. 그러다 보니 전작의 <이기는 습관>이나 <빅 픽처를 그려라>처럼 명쾌하게 중심이 되는 주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런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내 불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주창하는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에서 말하고 있는 요지는 무엇일까? 그저 막연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무언가를 하고 있기에 지금 내게 닥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힘들다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이고, 이제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상황이 자신을 힘들게 할 수도 있는 법이다. 여하튼 힘들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감당하기 버거운 무엇인가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렇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 요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작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는 그 속성을 파헤치고 대안을 찾는다면 나름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비록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이 다소 고리타분할 수도 있다. 자기 계발서적을 제법 읽은 사람이라면 중언부언한다는 느낌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자기 계발서적에서 비슷한 주장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방식은 다르지만 진리는 일맥상통할 수밖에 없다는 보편적인 가치에 기댈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정독을 하지 못하고 그저 훑듯이 책을 읽다 보니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글을 보고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법이다. 책을 읽고서도 제대로 된 교훈이나 가치를 돌출해 낼 수 없는 것은 저자의 책임보다는 독자의 책임이 크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은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에게 빚을 진 느낌이다.


지금 힘들다고 해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더군다나 그렇게 힘들게 된 원인조차 파악하기 힘들 때가 많은 것을 보면 아직도 미성숙하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힘든 시간이 많았다. 그런 시간이 많았다고 해서 내가 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고 있는 핵심도 제목 그대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에둘러 이해할 이유가 있다. 그러면 책의 제목도 이렇게 해석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금 힘들더라도 잘하고 있는 것이다. 삶 그 자체는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기에 이런 시간들이 흐르고 나면 그에 맞갖은 보람과 기쁨이 찾아오리니 그때를 위해 힘든 시간을 꾹 참고 넘긴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올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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