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의 성 라퓨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1986) / 일본

by 정작가


<천공의 성 라퓨타>는 아니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전설의 성 라퓨타를 향해 떠나는 소년과 소녀의 지고지순한 모험담을 그렸다. 창공의 구름과 아래로 펼쳐진 풍경은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다. 푸른 창공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낭만적인 요소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해적선과 군대라는 전혀 걸맞지 않은 대상들이 출현한다. 그들은 창공의 평화를 깨는 낯선 이방인들이다. 소년과 소녀에게 전설의 성은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지만 그들에게는 보물이 가득한 성에 지나지 않는다. 순수와 물욕이 대비되는 것처럼 신비의 돌도 누가 그것을 소유하느냐에 따라 운명은 달라질 것이라고 암시한다. 지하 광산의 어둠 속에서 발하던 푸른빛은 천공의 성 라퓨타와 잇닿아 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비행석은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상징적인 대상이다. 지하의 돌들은 비행석의 결정체에 두런두런 소리를 낸다. 그것은 일종의 찬양의 메시지다. 그걸 알아듣는 사람은 지하에서 오랜 생활을 한 노인이다. 노인은 그 조차도 처음 보게 된 비행석의 결정체에 감탄하며 천공의 성 라퓨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소년의 아버지가 우연히 찍었던 천공의 성은 구름에 가려 일부만 알려질 뿐이다.


구름은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암시한다. 결정체의 인도로 라퓨타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창공에 떠 있는 성. 그 아름다운 광경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표현할 수 없는 예술적인 극치의 절정을 이룬다. 마치 꿈속의 무릉도원이 펼쳐진 것 같다. 그 성을 파괴하고 보물을 탈취하는 괴비행선의 정체는 그저 선글라스맨이 정부에서 파견된 밀사라는 것과 일군의 군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을 통해 어렴풋이 추측해 볼 뿐이다. 그들은 그저 소년과 소녀의 순수함에 대조되는 악당일 뿐이다. 라퓨타성의 마지막 왕녀인 소녀는 결국 그들의 헛된 욕망에 맞서 파멸의 주문으로 천공의 성을 파괴시켜 버린다. 지능적이고 과학적인 첨단 시스템의 결정체인 하부가 해체되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은 얽히고설킨 나무의 뿌리다. 최첨단의 시스템을 지탱시킨 것은 자연의 힘이라는 거대한 진실은 중앙시스템이 파괴되고서야 여실히 드러난다. 마치 나무 한 그루가 허공에 떠 있는 형상으로 천공의 성 랴퓨타는 더 높은 창공을 향해 올라간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첨단의 물질문명도 자연에 기인한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 아닐까 싶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뛰어난 감수성은 작품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천공의 성 라퓨타>가 시종일관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은 마치 영화 <아바타>에서 본 듯한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거대한 나무로 상징되는 천공의 성은 <아바타> 감독인 제임스카메론 감독이 영감을 얻었다고 할 만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최적화된 상징물이다.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한 편의 감동을 넘어 경이로운 세계 속에 몰입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순수한 영혼들의 비행. 아름다운 창공의 성 랴퓨타. 그것은 마치 꿈과 이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만큼 환상적인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순수한 영혼들의 비행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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