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 다산라이프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쓴 이지성 작가의 책을 읽고 나서 그가 쓴 다른 책을 읽은 것이 벌써 몇 번이 된다. <꿈꾸는 다락방>,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18시간 몰입의 법칙>, <생각하는 인문학> 등은 모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나서 읽은 책들이다. 그만큼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얻었던 충격은 컸다. 이지성의 작가의 대표작이라면 단연코 <꿈꾸는 다락방>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가장 호감이 간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골라든 책이다. 우선 책에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다루는 것에 대해 다소 반감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삼성을 평가하는 부류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아예 반감을 갖거나 아니면 호감을 갖거나. 나의 경우는 앞의 경우이긴 한데 우리 사회에서 재벌이 갖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삼성은 직장으로서는 선망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노조 문제, 부의 대물림 등의 관점에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그러니 당연히 이 기업의 총수인 이건희 회장을 다루는 책에 대해 의아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저자의 역작인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책이 보여준 깊은 인상과 저자의 이미지를 보고 책을 고른 이유가 있기에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책을 읽어보니 나름 자기 계발서적에 값한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건희 회장 하면 이병철 회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부의 세습이 연상되고 그런 사람에게서 무슨 가치를 논할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이건희 회장이 어떤 식으로 삼성을 이끌어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보면 주목할 이유가 생긴다.
저자의 주장처럼 이건희 회장을 다루는 것이 그저 재벌의 후계자, 부의 세습자라서가 아니라 자기 계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충분히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 점에 주목한다면 편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 책의 중반부에 보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나온다.
- 자기계발에 목숨을 걸어라.
- 자기계발에 돈 쓰는 것을 절대로 아까워하지 마라.
-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든, 자기계발에 몰두하라.
이 내용만 숙지하더라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은 충분할 것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나아간다면 ‘마음속 깊은 곳부터 뼛속까지 바꿔라’는 장에 소개된 일화를 읽으면 한층 동기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은 자서전도 아니고, 평전도 아니다. 자기 계발서이다. 그러니 위인전처럼 접근할 필요는 없다. 단지 이건희 회장이 어떤 식으로 삼성그룹을 변화시켜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는지 그 과정을 통해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돌출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책에서는 자기 계발에 관한 다양하고도 풍부한 내용을 통해 진정으로 자기 계발이란 것이 집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유익한 정보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자기 계발서 분야에서 선구적인 위치를 점유했던 위인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나름 의미는 있겠다. 저자가 소개한 대표적인 사람들은 필립 체스터필드, 사무엘 스마일즈, 제임스 알렌과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로 인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등 인류사에 획을 그은 작품들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니 이 점에 주목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 책은 저자가 뒤표지의 책날개에서도 밝힌 것처럼 ‘무자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범한 개인은 자신의 존엄성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라는 명제에 대해 사색하는 과정에서 ‘이건희’라는 인물을 떠올리며 기획된 책이라고 한다. 그러니 단순히 제목만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대할 필요는 없다. 역설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런 책을 읽고 자기 역량을 키워 무자비한 자본주의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일지도 모른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을 통해 다시금 자기 계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인생의 항로를 재편할 수 있다면 좋겠다.
○ 이 책의 밑줄 긋기 ○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기, 자서전, 평전, 자기계발 서적,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 같은 문서자료에 두뇌를 무한 노출시키는 것이다.
세상에서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이건희처럼 진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이 점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다. 성공은 피를 말리는 고통을 이겨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