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는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주는 거울이다. 특히 남자를 볼 때 구두를 보면 그 사람의 대강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구두는 신발이기 이전에 상징적인 의미로서 한 사람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구두의 이미지는 나와 동일하다. 구두가 깨끗하면 나의 마음이 깨끗한 상태이고, 구두가 더럽다면 내 마음 상태도 혼란스러운 것이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다. 전에 있던 직장에서 하도 바삐 돌아다니다 보니 구두 굽이 닳은 것도 모르고 뛰어다닌 적이 있다. 어느 날 출근하려고 문을 나서는데 다리가 휘청거렸다. 그동안 너무 바쁜 나머지 아픈 것도 모르고 지나쳤나 보다 하는 마음에 다리를 만져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알고 봤더니 구두의 굽이 닳을 때로 닳아 거의 45도 각도로 경사가 져 있던 것이다. 순간 눈가에 눈물이 팽 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구두가 그 지경이 되도록 수선하거나 구입하지도 못한 내 모습이 너무 처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두에 관한 관심은 나에 대한 관심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구두는 생활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다. 수시로 움직이는데 늘 동행하는 어쩌면 친구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구두를 도외시하는 것은 나에 대한 관심을 저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말이 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남도 사랑하기 힘들다고. 고로 구두에 대한 사랑은 나에 대한 사랑이고, 구두에 대한 관심은 나에 대한 관심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관심을 가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남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기 전에 우선 나부터 사랑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어떨까? 결국 구두에 관심을 두고 광택을 내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의 하나일 수 있다. 구두가 마음의 상태를 나태내주는 거울이라면 매일 구두를 닦고 손질하자. 그것이 곧 매일 내 마음을 닦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