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위로

이해인 / 열림원

by 정작가


이해인수녀님은 평범한 언어로 보석 같은 시를 만들어내는 언어의 조각가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이 일상적인 삶에서 묻어나는 깨우침을 놓치지 않고 사물에 그대로 투영시켜 한 편의 훌륭한 시를 만들어 낸다. 마치 원석을 조탁하여 보석을 뽑아내는 장인처럼 수녀님의 시에는 노력과 열정이 묻어난다. 시가 주는 여운은 마치 박하사탕을 먹은 후 입안에 고이는 향기처럼 시나브로 몸속으로 퍼져간다. 이는 수도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한 마음이 늘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익히 <민들레의 영토>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의 시집에서도 보인 언어의 순수성과 신을 경외하는 마음의 표현은 이 시집 <작은 위로>에서도 다르지 않다. 차분한 어조로 생을 관조하며, 자신을 내 맡기는 자세는 수도자의 계명인 청빈, 복종, 순결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수녀님의 시를 읽고 나면 세속에 찌든 때를 달고 사는 내 모습이 더욱더 부끄러워진다. 수도자의 길을 가면서도 늘 부족함을 말씀하시는 수녀님의 작지만 큰 모습. <작은 위로>는 크고 위대한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하나의 교본이다. 장영희 서강대교수님의 서평처럼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언제나 목말라하는 것은 우레 같은 기립박수가 아닌 작은 미소, 함께 걷자고 내미는 손, 따뜻한 말 한마디'가 중요한 것처럼 <작은 위로>는 그런 작지만 소중함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시집이다. 또 한 편의 수녀님의 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전해오는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아직까지 이해인수녀님의 시를 읽어보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이 시집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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