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란 무엇인가

by 정작가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시골의사 박경철이 지은 도서의 제명이다.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주식투자에 목을 매고 있는가? 한 번 짚어보기 위해 던진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주식을 알게 된 것은 20년이 넘었다. 어쭙잖게 새로운 도전과제로서 채택된 것이 왜 하필이면 주식이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화재가 난 이후로 그 허탈함은 자격증 공부를 해도 채워지지 않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 추레해진 삶을 돌파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주식이었는지 모른다. 주식에 '주'자도 모르고, 그런 새로운 열망만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사전 준비와 지식, 그런 것 따위는 없었다. 그저 삶을 변화시키고 그로 인해 어떤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순수한 의도는 보기 좋게 깨져버렸다. 오히려 사회에 대한 불신감만 증폭된 시간이 되었을 뿐이었다. 큐스탁이라는 단말기에 의지해 장이 열리는 시간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몰입을 했던 것은 단순한 흥미와 집중력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어쩌면 욕망, 물질에 대한 욕망을 억누를 수 없었던 이유라는 게 더 확실한 대답일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했던가? 그렇게 많은 시간과 열정을 허비한 결과는 엄청난 가계재정의 손실로 이어졌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일개 개미 중에서도 한참 초보개미가 세력과의 싸움에 도전장을 냈으니 이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해도 한참 모자란 상황일 수밖에 없다.


주식을 처음 접하던 그 해 겨울. 주식은 더 이상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뿐더러 물질적인 손해만 잔뜩 본 상황에서 삶에서 추방시킬 도박과도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미련은 남아 실질적인 투자는 차치하고, 무작정 책을 집어 들었다. 무모한 도전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자각은 좀 더 많은 지식을 향유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분출되었다. 서점에 나오는 주식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섭렵했다. 오죽하면 몇 달 동안은 신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웬만한 책은 다 본 상태였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성공은 수많은 서적의 독파와는 무관했다. 주식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자 심리적인 싸움임을 뒤늦게 인지하게 된 것이다. 서점에 진열된 수많은 주식 관련 책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것은 어쩌면 상술의 일환으로 자신의 경험을 파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주식에는 해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주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팍팍한 현실을 타개해 보려는 마지막 발버둥일 수 있다.


몇 번의 실패 속에서도 자꾸 도전의 기치를 올리는 것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어떤 기대 심리 같은 것인지 모른다. 한두 문제차이로 시험에 떨어진 수험생의 심정이랄까? 그런 심정으로 주식에 접근하는 것 또한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파멸을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만 아닐 것이라는 근거도 없는 믿음은 스스로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비켜 생각하면 주식투자는 미래에 대한 안전망을 확보하려는 건전한 목적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 재테크 지식을 쌓는다는 심정으로 책을 읽고 공부한다는 것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스스로만의 합리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가뜩이나 연금은 줄어드는 현실이고,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미래에 대한 예측은 쉽사리 결과가 나온다. 미래가 예측된다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희망이 없음을 자인하는 일이고, 그걸 알면서도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안주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주식이 도박처럼 여겨지던 시대는 지났다. 국민의 대부분이 간접투자인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주식은 더 이상 분별없는 사람들의 행위로써만 여겨질 수 없다. 자기의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에게 주식은 접근하기 쉬운 매력적인 투자처로 비칠 수 있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세상이 전쟁터인 것처럼 주식시장도 전쟁터와 다름없다.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몇 배 아니 몇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을 통해서도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주식시장이라는 달콤 살벌한 전쟁터이다. 앞으로 시대는 금융이 지배하는 시대이다.


갈수록 금융의 위치는 삶의 요소에서 커다란 위치를 점유할 것이다. 비록 지금 투자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넋 놓고 있다가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자로 전락될 뿐이다. 여기에 주식을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하듯이 금융을 이해하려면 금융에 대한 경험을 통해 현실감을 느껴야 한다. 비록 소액이나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그나마 경제상황에 대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수많은 질문 속에서도 주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 파멸의 길인가 새로운 삶을 위한 도전의 기회 인가 하는 것은 철저히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있다. 이런 질문을 통해 도전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새로운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마인드를 함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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