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를 위한 시간으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여유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1인 가구의 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낀 나머지 고즈넉이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얼마 전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가사를 보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만큼 앞만 보고 세상을 살다 보니 정작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 삶 속에서 인간관계에만 치중하다 보니 정작 나만을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시련을 겪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갖다 보니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도 들고, 그 어떤 때보다 편안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때론 외로움의 정서에 함몰되기도 하지만 인간이 근원적으로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견디지 못할 이유도 없어진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란 책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 결코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다. 그렇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은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대해 고찰해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그런 시간을 가져보길 권고하고 싶다. 얼마 전 ‘불후의 명곡’이란 프로그램에서 한 가수는 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편히 살다 보니 결핍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해서 자발적인 외로움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시련이나 고통은 비록 그 자체로는 힘들고 꺼려지는 것들이지만 정작 그런 과정 속에서 깨달음이 있고, 생각지 못한 지혜를 가져다주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카를 힐티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라는 책에서도 불행은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우리 알고 있던 사실이나 관념들은 때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도 한다.
흔히들 말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단순히 바삐 사는 인생에서 휴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풀어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는 미래 우리 삶의 형태를 규정짓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자리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