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 카프카

by 정작가

카프카의 <변신>이 특이한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도 정작 읽은 것은 처음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난데없이 곤충으로 변했다는 설정은 소설의 기본적인 상식의 틀을 깨는 것이라 우려할만하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작가가 이루어낸 문학사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이기에 이렇다 할 평을 하는 것조차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소설은 단편 소설치고는 제법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지만 한달음에 읽힐 만큼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다. 마치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곤충으로 변한 듯한 착각에 사로잡힐 만큼 세밀한 묘사와 상황에 맞는 설정 등은 흠잡을 데가 없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서 미물 중의 미물인 곤충의 형상으로 변한 모습을 봤을 때의 심정이란 과연 이런 것일까? 소설 속에서 느끼는 감정 이상의 참담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집 안에서 가끔씩 바퀴벌레를 직면할 때의 느낌 또한 그렇다. 마치 죽기 전에 애원을 하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에서 벌레가 아닌 인간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 또한 생명의 가치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단지 인간의 이기심으로 불편하거나 더럽게 느껴져서 바퀴벌레를 박멸하고자 애쓰고는 있지만 벌레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인간이 더없이 잔인하고 가증스러운 존재로 여겨질 테니까. 그런 면에서 카프카의 <변신>은 종을 달리 한 감정 이입의 경험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참신한 묘사가 돋보이는 <변신>을 통해 소설이 현실 가능한 것만을 소재로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때론 이질적인 대상과의 교유를 통해서도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타전한다면 새로운 장르의 소설 탄생을 예고하는 작품으로서도 가치는 빛난다고 하겠다. 다만 작가가 그런 이질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겨진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