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匠人) 뮈사르의 유언

파트리크 쥐스킨트

by 정작가


이 소설은 유언의 형식을 통해 독자에게 다소 생경한 가르침을 제공한다. 유언의 속성상 그것은 권선징악적인 요소일 수도 있겠고, 나름 교훈적인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소 해괴한 이론을 장황하게 서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소설의 맨 앞에서 인용한 루소의 <고백록>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생각들은 결국 그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체계로, 즉 엉뚱한 것으로 압축되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연상하게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떠오르는 하나의 핵심 키워드를 찾으라고 하면 단연 ‘조개’라고 할 수 있다. 조개는 민물 혹은 해양 생물로 흔하디 흔한 종이다. 그런 종이 세계를 이루는 하나의 성분이라는 역설은 유언의 내용치 고는 다소 해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개가 상징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소설을 통해서는 쉽게 유추할 수 없지만 조개의 속성상 보이지 않는 진실을 감추고 있는 어떤 개체로 이해해야 함이 옳지 않을까? 숨겨진 진실, 세상에 내 보일 수 없는 진주 같은 가치를 담고 있는 어떤 보형물의 속성이 세상을 이루는 원소처럼 퍼져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찾기 위해 원초적인 의문에서 헤어날 수 없는 운명의 행로를 걸어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선 한 마디로 이 소설은 난해하다. 처음에 소설을 읽을 때만 해도 유언 형식으로 써진 것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은 어렵다. 미학적인 의미로서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대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지 그것뿐이다. 명확하게 이렇다 할 핵심 주제를 찾지 못하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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